기관 손절매 물량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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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기관투자가들의 손절매 물량이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이달 들어 은행·보험이 쏟아내는 매도물량이 특히 큰 편이었다. 이들은 이달 들어서만 1조7백73억원을 순매도했다. 이중 대부분이 추가 손실을 막기 위해 보유 주식을 손해 본 상태에서 처분하는 이른바 '손절매' 물량으로 풀이된다.

종합주가지수가 54포인트 떨어진 지난 26일 기관투자가들이 쏟아낸 매도 물량은 모두 1천2백91억원이었고, 이들은 27일에도 1천억원 가량 처분했다.

기관들이 이처럼 손절매에 치중하고 있는 것은 올 들어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주식을 많이 사들였기 때문이다. 기관은 종합주가지수 700선 밑에서는 순매도한 반면 700선 이상에서 순매수에 나섰다. 700선 이상에서 기관은 모두 2조3천3백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그래프 참조>

반면 외국인은 700선 밑에서는 순매수하다가 700선을 돌파하자 순매도에 치중했다. 올 들어 외국인은 5개월 연속 순매도해 4조3백억원 가량을 처분했다.

따라서 외국인은 아직까지 손절매에 나설 필요가 없는 셈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26일 주가가 폭락하는 상황에서도 순매수에 나설 수 있었다.

은행권의 한 주식운용 담당자는 "통상 25~30%가량 손실을 내면 손절매를 하게 돼 있다"며 "종합주가지수가 800~900선 사이에서 움직일 때 주식을 많이 사들였는데, 이중 손절매 기준에 접근하고 있는 주식이 많다"고 털어놓았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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