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말괄량이 역이 좋아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정말 원없이 한국팀을 응원했어요. 이젠 마음 좀 가라앉히고 드라마에 힘 쏟을 거예요."

그 깡마른 몸 어디에서 그토록 다이내믹한 에너지가 솟아나는지…. 공효진(23·사진)은 월드컵 기간 내내 동갑내기 친구 류승범과 축구 경기를 보러 다녔다. 응원하랴, 영화 촬영하랴, 새 드라마 시작하랴 지칠 법도 하건만 그녀는 여전히 쾌활했다.

"TV 드라마는 두번째예요. 처음 도전했던 작품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 탓인지 이번엔 많이 긴장되네요."

지난 4월 종영한 SBS '화려한 시절'에서 철진(류승범)을 막무가내로 좋아하는 버스안내양 연실이로 나와 개성 넘치는 모습을 선보였던 그녀. 성공적인 데뷔였다. 이번에 맡은 배역도 마냥 짖궂은 행동을 일삼지만 그렇다고 미워할 수도 없는 말괄량이 같은 성격이다.

다음달 3일 시작하는 MBC 수목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에서는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남자(양동근)와 그를 사랑하는 전경(이나영) 사이에서 훼방을 놓는 역을 맡았다.

"아주 나쁜 여자는 아니예요. 마음이 돌아선 남자에게 복수를 꿈꾸지만 그 사람이 깊은 병에 든 걸 알고선 극진히 간호를 하죠. 참 복잡한 성격의 인물인 것 같아요."

공효진은 사실 충무로에서 더욱 이름값을 높이고 있다. 제작자마다 그녀가 영화에 카메오로라도 출연해주길 바랄 정도로 자신만의 영역을 단단히 구축해가고 있다. 올해 줄줄이 개봉하는 영화에 '우정 출연'으로 참여했지만 실제 출연 분량으로 따지면 '조연'쯤 된다.'서프라이즈'에선 맏언니처럼 조언하는 여자로,'긴급조치 19호'에선 홍경민의 팬클럽 짱으로 나온다.

비련의 여주인공도 해보고 싶지 않냐는 질문에 그녀는 손사래를 쳤다."저는 아직 그만한 그릇이 못돼요. 지금으로선 충분히 소화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좀 더 연기 경험을 쌓아 그때 해보고 싶어요. 전 아직 스물세살이잖아요 ! "

청바지에 면티를 즐겨 입던 그녀는 올해 들어 화려하고 여성적인 옷이 좋아졌단다. 비련의 여주인공 역의 공효진을 만날 날이 그리 멀지 않은 듯하다.

박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