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후보 아들 주가조작 무혐의 확인되자 한나라,민주에 "법적 대응" 역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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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이회창(會昌)대통령후보 장남의 병역비리·주가조작 의혹 등을 놓고 민주당의 공세에 시달리던 한나라당이 역공에 나섰다.

27일 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주요 당직자회의에서 후보 장남 정연(正淵)씨의 근화제약 주가조작 연루의혹과 관련,"법적 대응 등 강력한 수단으로 민주당 지도부를 응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감위가 전날 "정연씨의 주가조작 공모의혹은 혐의가 없다"고 밝힌 데 힘입은 발언이다.

南대변인은 "지난 2월 당시 민주당 한광옥 대표·이상수(相洙)총무 등 당 지도부가 총 동원돼 '주가를 조작했다'고 흑색선전을 하더니 진상이 밝혀진 지금 아무런 사과를 하지 않는다"고 흥분했다. 당직자들은 "민사소송을 검토 중"이라고 박자를 맞췄다.

한나라당은 병역문제에 대한 반격도 시도했다. 정영호(鄭榮皓)부대변인은 "사법적으로 시비가 가려진 정연씨 병역문제를 민주당이 자꾸 들먹이는 것은 파렴치하다"며 "고령이라는 말도 안되는 사유로 병역을 면제받은 한화갑 대표가 양심이 있다면 중상모략을 중지시키라"고 촉구했다.

한나라당 강공은 일부 언론사와의 송사로도 이어졌다. 1997년 대선 당시 정연씨 병역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대책회의를 했다고 보도한 매체들을 상대로 5억원의 손배소송을 냈다.

한 당직자는 "후보 관련 악재가 이슈화하는 것은 어떻게든 막겠다는 게 당의 방침"이라며 "민주당이 네거티브 공세를 계속 강화하면 우리 당이 확보한 노무현 후보의 약점을 공개할 수밖에 없다"고 확전을 예고했다.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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