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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 경기장 '강북 코엑스몰' 탈바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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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이 '강북의 코엑스몰'로 변신한다. 이 곳에 복합상영관·대형쇼핑몰·스포츠센터 등 각종 문화·레저시설이 들어서고,경기장은 서울시 연고의 프로축구단이 생기면 홈구장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또 서울시가 지난 3월 착수한 첨단미디어산업단지인 '디지털미디어시티(DMC·2010년 완공 목표)'와 월드컵공원이 나란히 붙어 있어 이 일대가 강북의 새로운 거점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제2의 코엑스몰=시는 내년 5월까지 월드컵경기장에 복합생활문화시설을 입주시켜 강북권의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명소로 만들 계획이다. 우선 지하1층~지상2층(4천9백85㎡)에 골프연습장·스쿼시·수영·헬스·에어로빅 등 각종 실내스포츠를 할 수 있는 스포츠센터가 생긴다. 지상 1,2층에는 10개의 스크린을 갖춘 복합상영관(9천5백77㎡)과 가족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식당과 게임센터가 들어선다. 서울 서북권인 마포·서대문구와 일산 등 인접 경기도 주민들을 위한 대형할인점(연면적 2만7천4백2㎡)도 지하1층~지상2층에 자리잡고 우체국·은행·월드컵기념관 같은 공공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이를 위해 시는 다음달 1일 월드컵 경기장 부대시설들을 입찰에 붙인다.시 관계자는 "도심과의 거리가 10㎞밖에 안되고 지하철 6호선이 경기장까지 연결돼 입주 경쟁이 치열하다"며 "지난 3일 입찰 공고가 나간 뒤 할인점·스포츠센터·영화관 등 11개 부대시설에 대한 문의전화만 6백통을 넘었다"고 말했다.

◇경기장 운영=서울시가 가장 고민하는 문제다. 6만4천6백77석의 관중석을 갖춘 월드컵경기장은 연간 유지비만 50억원. 이를 위해 시는 서울을 연고로 하는 프로축구단을 만들어 홈 구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시 관계자는 "스포츠마케팅 전문회사에 경기장 활용방안을 마련하도록 용역을 줘 체계적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프로축구단을 만들기 어려운 경우에는 다른 지역의 프로축구단들이 무연고 도시에서 벌이는 '중립경기'를 연간 20~30게임 유치하고, 각종 국제대회를 끌어들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경기장 관람석에 1백여평의 가변무대를 설치할 수 있도록 꾸며 문화·예술 이벤트 행사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외국 사례=1998년 월드컵을 개최한 프랑스는 7만5천명을 수용하는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을 축구·럭비·육상뿐 아니라 각종 콘서트와 문화예술 행사에 이용하고 있다.'파크 데 프랑스' 경기장도 축구 시즌이 끝나면 콘서트·세미나·영화·광고촬영·골동품시장 등으로 이용되며 생드니 경기장에서는 록그룹 롤링 스톤스의 공연이 펼쳐지기도 했다. '스타드 드 프랑스'의 경우 소유권은 국가에 있지만 세개의 민간기업들이 컨소시엄을 이뤄 설계와 시공을 맡아 30년간 위탁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90년에 월드컵을 유치한 이탈리아도 벤테고디 경기장에서 연간 30차례의 프로축구 경기 외에 수시로 콘서트를 열어 공간을 활용한다.

박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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