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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관광객 '인기몰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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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월드컵으로 서울이 거듭나고 있다.

세계적인 도시로 키를 높이는 리모델링 작업이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거리의 쓰레기통에서부터 한강의 화장실, 집 근처 작은 공원에 이르기까지 서울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서울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곳도 적지 않다.

◇월드컵 공원=마포구 상암동 월드컵 공원은 놀라움 그 자체다. 1978년부터 15년 동안 쌓였던 98m 높이의 쓰레기산이 월드컵과 함께 초록색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공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하고 "믿어지지 않는다", "감동적이다"라며 탄성을 질렀다.

월드컵 공원의 진가는 주말에 더욱 빛을 발한다. 지금까지 인근의 마포·서대문·양천구는 물론 서울시내 전역에서 3백20만명의 시민들이 이곳을 찾았다. 특히 마땅한 쉼터가 없는 서울 서북부 주민들에겐 생활 속 휴식 공간 역할을 톡톡히 한다.

또 월드컵공원에는 마포 농수산물센터가 위치해 시민들은 공원 산책과 함께 장보기를 즐긴다. 월드컵공원 관계자는 "최근 주말 인파가 17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월드컵공원 내 난지 캠핑장도 인기다. 세척장과 조리대, 샤워장 등이 잘 갖춰져 있어 이곳을 찾은 월드컵 배낭족이 1천명을 넘어섰다.

◇한강의 야경=월드컵이 열리기 전 서울의 야경은 심심했다. 한강의 폭은 파리의 센강, 런던의 템스강의 3배가 넘는데도 야경이 초라해 랜드마크 기능이 떨어졌다.

한강이 월드컵을 맞아 달라졌다. 18개의 한강다리 가운데 9개가 화려한 조명으로 장식됐다. 특히 동호·동작·성산·원효대교의 야경은 밋밋한 서울의 밤에 악센트가 됐다.

조명 디자인도 다리마다 독특하다.동호대교는 태극무늬, 동작대교는 하늘과 구름, 성산대교는 월드컵의 환희, 원효대교는 V자 교각으로 힘찬 기상을 표현하고 있다.

한강다리의 야간 조명에 투입된 비용은 27억원. 다리마다 조명 전기료만 월 1백20만~1백50만원에 달한다. 동작대교의 경우 다리에 설치된 조명등이 8백40개나 된다. 시 건설안전관리본부 최석기 주임은 "월드컵 후에도 한강다리의 야경을 유지해 관광상품으로 활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통의 명소=성북동의 삼청각과 가회동의 북촌 한옥마을이 '한국의 미'를 찾는 월드컵 관광객들에게 각광을 받았다. 특히 삼청각은 비싼 숙박료(1백22만~55만원)에 걸맞게 월드컵 VIP를 집중 겨냥해 갈채를 받았다.

북촌 한옥마을은 알뜰파 배낭족들이 한국의 전통미를 체험하는 명소로 떠올랐다. 북촌에서 한옥형 숙소인 서울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는 이미자(54)씨는 "한국식 온돌을 비롯해 불고기·파전 등 전통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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