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경기서 드러난 독일 허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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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조별리그 세경기와 16강전, 8강전에서 나타난 독일의 플레이 스타일은 무척 단순하다. 안정된 수비를 기본으로 하고, 공격은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카르스텐 양커(또는 올리버 뇌빌) 투톱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3-5-2 포메이션을 쓰고 있다.

지난 1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차전에 나타난 독일 선수들의 움직임을 살펴보면 이같은 특징은 더욱 뚜렷하다.

<그림1 참조>

클로제가 페널티 에어리어 우측과 중앙을 오가고, 양커가 사우디아라비아 진영의 중앙에서 활약했을 뿐 미하엘 발라크와 슈나이더·토르스텐 프링스 등 미드필더들은 거의 중앙선 부분에서만 움직였다.

아일랜드와의 2차전에서도 독일의 움직임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1-1로 비긴 이 경기에서 독일은 투톱을 전방에 세우고 수비수들의 오버래핑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림2>

카메룬과의 3차전에선 클로제·양커의 투톱 이외에 미드필더 슈나이더의 측면 돌파가 눈에 띈다. 독일은 이 경기에서 거칠기 짝이 없는 카메룬의 수비벽을 뚫기 위해 투톱 이외에 슈나이더를 활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림3>

파라과이와의 16강전은 독일이 졸전을 펼쳤다고 비난을 받았던 경기였다. 독일은 이 경기에서 장신의 양커(1m93㎝)를 빼고 뇌빌(1m72㎝)을 기용해 변화를 줬다. 그러나 공격은 클로제·뇌빌 투톱과 슈나이더의 우측 측면돌파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단조로운 플레이로 일관했다. 파라과이의 역습을 막기 위해 수비수 크리스토프 메첼더·토마스 링케·마르코 레머는 거의 중앙선을 넘지 않았다.

<그림4>

고전 끝에 간신히 1-0 승리를 거뒀던 미국과의 8강전. 미국의 빠른 공격에 밀려 독일의 스리백은 골문 앞에서 움직이기 바빴고, 미드필더의 위치도 뒤로 크게 후퇴했다.클로제와 뇌빌 투톱도 압박에 밀려 페널티 구역 안으로 거의 들어가지 못한 것이 눈에 띈다.

<그림5>

16강전,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도 상대의 경기자료를 스포츠 데이터뱅크에서 제공받아 분석했던 한국대표팀은 독일에 관한 자료도 일찌감치 받아 준비해 왔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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