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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戰 순교 손양원 목사 일대기 오페라로 만들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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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기독교계의 대표적인 순교자로 꼽히는 손양원(1902~50·사진)목사의 일대기가 그가 사후에 얻은 별칭인 '사랑의 원자탄'이라는 제목의 오페라로 만들어졌다.

여수의 나환자 수용소 애양원에서 사랑을 실천하다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에게 총살당한 손목사는 원수까지 사랑하라는 예수의 가르침을 실천한 신앙인으로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의 추앙을 받고 있다. 여순반란 때 자신의 두 아들을 죽인 원수를 훗날 사랑으로 끌어안고 양아들로 삼았다거나 애양원을 점령한 인민군에게 복음을 전하려 했다는 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다.

올해가 손목사의 탄생 1백년이 되는 해인 데다 이 작품이 대구(로얄오페라단)에서 처음 만들어진 창작오페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작곡은 미국 UCLA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호준씨가, 대본은 이영기 계명대교수가 각각 맡았다.

작품은 해방전과 후, 여순반란, 한국전쟁 등 4막으로 구성됐다. '사랑의 원자탄'은 무대배경이나 의상 등이 지극히 평범하고 흥을 돋우는 국악 등을 가미해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별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 듯하다.

오는 27~29일 오후 7시30분 대구시민회관 대강당 무대에서 대구시민을 찾은 뒤 9월 안동, 11월 울산을 거쳐 12월에 서울 무대를 두드릴 예정이다.

12년에 걸쳐 대본을 다듬었다는 이영기교수는 "물질에 치우치고 명예에 얽매어 사는 현실에서 그 분의 삶은 우리의 삶을 비춰보는 거울이 될 수 있다. 가없이 넓은 사랑과 헌신적인 신앙은 오늘을 사는 기독교인들에게 귀감이 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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