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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브랜드' 확실히 알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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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월드컵 효과'가 한국 대표팀의 선전과 함께 유형·무형으로 곳곳에서 커지고 있다. 월드컵을 계기로 국민 모두가 얻은 자신감과 애국심은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울 정도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요즘처럼 국민의 사기를 충만하게 하려면 수십조원의 비용이 들어도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가의 이미지가 개선되고 글로벌 무대에서 기업의 위상이 저절로 올라가는 무형의 효과를 감안할 때 '월드컵 수지'는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수가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부문도 있다. 외국인 관광객 특수를 노리던 여행·호텔업계는 실망하는 눈빛이고 백화점 등 유통업체들의 매출도 신통치 않다.

◇엄청난 '대한민국' 브랜드 효과=전국경제인연합회 김석중 상무는 "월드컵 개최국인 데다 '8강 신화'를 창출해 국가홍보 효과가 크게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동철 박사는 "8강 진출로 국가 브랜드 홍보효과는 최소 2조원, 기업이미지 개선효과는 15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국가 이미지 개선은 외자도입과 수출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미셀 캉페아뉘 알리안츠생명 사장은 "예전에는 유럽 기업인들이 한국을 잘 몰라 한국을 설명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면서 "한국팀의 선전으로 외국인 투자가들은 한국을 달리 보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도 새로운 단계에 들어설 것"이라고 평가했다.

KOTRA측은 국가 이미지가 한 단계 상승하면 수출품 가격을 10% 정도 올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정보기술(IT)·관광·스포츠 등 관련 산업 진흥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대형 PDP TV 등 디지털TV의 보급 확산과 IT기술체험관 등으로 '강국 이미지'를 세계에 알린 IT산업의 경우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IT기업의 해외 진출이나 매출증대 등 실질적 효과는 아직 없다. 그러나 정보통신부 김태현 차관은 "CNN방송 등 세계적인 언론들이 한국 IT를 소개해 IT강국 이미지를 쌓는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정통부는 IT업체들이 구체적인 경제 효과를 올릴 수 있도록 '포스트 월드컵 IT프로젝트'를 수립,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무형의 효과를 경제적 효과로 연결시키려면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삼성경제연구소 민승규 박사는 "멕시코와 아르헨티나 등은 월드컵 개최 이후 경제가 나빠졌다"면서 "이런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정부는 경제 발전과 사회통합에 힘쓰고 기업은 초일류 브랜드 상품을 개발해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특수' 명암=월드컵 열기로 직장 분위기가 들뜬 데다 조업시간 단축과 휴무로 인해 이달 중 산업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단적으로 한국 경기 때 전력수요가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 수도 당초 예상에 크게 못미치고 있다. 문화관광부는 당초 월드컵 기간 64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했지만 지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46만여명)과 비슷한 45만명 내외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대폭 줄었고, 10만여명으로 예상했던 중국 관광객도 6만명 정도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쓰는 돈도 당초 예상한 6천여억원을 상당히 밑돌 것으로 보인다. 서울 A면세점의 경우 이달 들어 20일간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 줄었으며, 롯데호텔 등 서울 시내 주요 호텔의 예약률도 75~80%로 지난해보다 10% 이상 낮다.

월드컵 열기로 쇼핑객이 줄면서 내수도 신통찮다. 롯데백화점은 이달 들어 20일간 매출액(13개점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늘었다. 그러나 올들어 5월까지 매출이 평균 20% 늘어난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월드컵 특수를 누리는 곳도 꽤 있다.가전·의류·스포츠용품과 홈쇼핑 등이 대표적이다. 'be the Reds' 등 붉은색 티셔츠는 전국적으로 5백만~7백만장 가량 팔렸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축구공 등 스포츠용품과 '히딩크 캐릭터' 상품은 없어서 못팔 정도다.

고객을 월드컵 TV 중계에 빼앗겨 매출이 크게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던 TV 홈쇼핑업체들은 다양한 이벤트 행사에 힘입어 매출이 오히려 10% 가량 늘었다. 월드컵과 연계시킨 국내외 상품전시회도 성공적으로 끝났다.

월드컵을 전후해 네차례의 대형 전시회를 개최한 KOTRA 오영교 사장은 "월드컵 분위기에 힘입어 전시회에 14만명이 참관했으며, 수출상담은 24억달러였고 현장에서 계약이 이뤄진 것은 2억2천만달러나 됐다"고 말했다.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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