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사령탑 누가 히딩크 닮았나 김성근·김응룡감독 '판박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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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프로야구에도 '히딩크 신드롬'이 일고 있다.

축구국가대표팀을 16강에 올린 거스 히딩크 감독의 독특한 리더십이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단순한 기교보다는 강한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다방면의 포지션을 너끈히 소화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어'를 양성하는 등 히딩크식 조련법이 야구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프로야구 감독 중 히딩크 스타일에 가장 접근한 지도자로 꼽히는 사람은 LG 김성근, 삼성 김응룡 감독이다.

김성근 감독은 하위권으로 분류됐던 LG를 최근 8연승의 상승세로 이끌고 있다. 김감독은 지난해 10월부터 국내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체력훈련을 시켜왔다. 간판 스타를 뒤에 두고 이름값이 처지는 선수들을 과감히 주전으로 기용해 선수들 사이에 경쟁력을 부추긴 것도 히딩크 감독과 닮은꼴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감독은 팀 간판 이병규를 한때 2군으로 내려보내 정신무장을 새롭게 시키는가 하면 신인 박용택을 주전 3번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축구대표팀의 간판 홍명보를 자신의 스타일로 길들이고 박지성·김남일 등을 과감히 주전으로 발탁한 히딩크 감독의 선수단 운용과 공통점이다.

삼성을 꾸준히 1,2위권에 올려놓고 있는 김응룡 감독은 선수단 장악력과 카리스마에서 히딩크 감독과 유사하다. 특히 주위에서 누가 뭐라고 해도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하며 선수단을 장악하는 카리스마는 프로야구에서 단연 '최고수'다. 또 김재걸·오상민·노장진 등을 야구의 '멀티플레이어'로 만들어낸 것도 히딩크 감독과의 공통점이라는 말도 있다.

최근에는 11연패에 빠진 '위기의 롯데'를 재건하기 위해 히딩크 감독을 영입해야 한다는 농담도 나돈다. '히딩크 리더십'의 신드롬을 그대로 보여주는 뼈 있는 농담이다.

이태일 기자

◇오늘의 프로야구(오후 6시30분)

삼성(엘비라)-두산(박명환)<잠실>

현대(위재영)-롯데(매기)<사직>

LG(최향남)-SK(조규제)<문학·경인방송>

한화(피코타)-기아(김진우)<광주·sbs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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