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불룩-다리 빼빼 갑자기 변한 체형 호르몬 치료 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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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9면

인생의 황금기. 경험과 지혜가 가장 풍부한 중년을 뜻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몸이 예전같지 않고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체형의 변화를 경험하는 것도 이 시기다.

대기업에서 퇴직하고 인터넷 벤처회사를 차린 40대 후반의 H씨. 한창 바쁘게 지내던 중 문득 배가 점점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체중은 늘지 않았으나 유독 배가 나오며 젖가슴도 커지고 팔 다리가 가늘어지는 것이었다. 한동안 뜸했던 등산을 갔더니 기력이 떨어져 산을 오르는 게 여간 힘들지 않았다.

어렵게 남성 갱년기 클리닉을 찾은 H씨에게 남성호르몬 검사를 했다. 결과는 정상. 이번에는 성장호르몬을 검사했다.

그에게는 성장호르몬이 2.0 ng/㎖ 이하로 현저히 감소돼 있었다. H씨는 성장호르몬으로 치료받고 나서 산을 가뿐하게 오를 수 있었고, 젊음과 반비례하는 복부 비만도 해결했다.

남성호르몬은 남성을 남성답게 만드는 매우 중요한 호르몬이다. 따라서 대부분 남성의 기능이 떨어지면 남성호르몬 부족 때문이라고 지레 짐작한다. 그러나 때론 다른 호르몬에 원인이 있기도 한다. 남성의 노화와 관련된 대표적인 호르몬은 남성호르몬이지만 성장호르몬·DHEA·멜라토닌 등도 함께 관여하는 것이다.

성장호르몬은 뇌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근육을 증가시키고 지방을 분해하는 효과가 있다. 그 외에도 에너지 대사와 면역작용을 비롯해 수면과 정신적인 건강 회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년에 접어들면 개인에 따라 보충이 필요한 호르몬의 종류가 다르다. 그렇다면 필요한 호르몬을 주입하면 되지 않을까 하고 간단히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동전에도 양면이 있듯, 많고 풍부한 것이 오히려 부작용이 될 수도 있다. 몸이 붓는 부종, 관절통·근육통 등이 대표적인 부작용들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각각의 호르몬마다 개인의 특성상 부작용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극히 미량이지만 균형을 이루지 않으면 다양한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호르몬의 오묘한 조화에 감탄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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