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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오픈 "대중속으로… "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대중의 곁으로-'.

13일 막을 올리는 1백2회 US오픈 골프대회가 갖는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다.

'꿈의 구연'으로 불리는 마스터스와 US오픈·PGA 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들은 지금까지 일반 대중이 접근하기 어려운 회원제 고급 골프장에서 주로 열렸다.

그러나 이번 대회는 다르다. 대회 장소인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주립공원 골프장은 대중 골프장이다.

대회 유치가 확정된 이후 약 6년간 수시로 문을 닫고 클럽하우스 및 코스를 재정비하긴 했지만 평상시에는 바닥의 카펫이 너덜거리고 그린피도 31달러(약 3만8천원·주말에는 39달러)에 불과한 곳이다.

미국 동포나 지·상사 주재원들도 한번쯤 라운딩을 해본 곳이다. 그래서 미국인들은 이번 대회를 '대중의 오픈(People's Open)'이라고도 부른다.

2년 전 1백회 US오픈을 치렀던 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골프장도 퍼블릭 코스이긴 했지만 예약 절차가 너무 까다롭고, 그린피도 2백95달러 남짓해 일반인들이 이용하기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러나 베스페이지 골프장은 뉴욕 지방자치단체 소유로 누구든지 먼저 예약을 하면 골프를 칠 수 있다.

선착순으로 현장 부킹을 하기 때문에 매일 새벽 이 골프장 정문 앞길은 헤드라이트에 불을 켜고 줄지어 늘어선 차량 행렬로 북적거린다.

맨해튼 동쪽의 롱아일랜드에 위치한 이곳에는 블랙·레드 등 색깔별로 이름이 붙은 5개의 코스가 있는데 이 가운데 블랙코스가 가장 까다롭고 거리도 길다.

저명한 A W 틸링 해스트의 설계로 1934년 개장됐다.

대회를 치를 블랙코스(파70·6천5백65m)는 1996년에 대회 유치가 결정되자 97년 7월 21일부터 11개월간 문을 닫고 세계적 스타들을 맞기 위한 준비를 해 왔다.대회를 주최하는 미국골프협회(USGA)는 그동안 3백만달러를 투자해 코스를 개조했다.

블랙코스는 당초 6천3백42m였으나 티박스·그린·잔디를 바꾸거나 고쳐 길이를 늘렸다.

발목을 휘감는 러프에 70개의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벙커에는 9천t의 모래가 새로 뿌려졌다.

US오픈은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의 4대 메이저대회 중 골퍼들에게 가장 활짝 문을 열어놓은 대회다.

USGA의 기준에 따라 자동 출전하는 선수도 있지만 평균 핸디캡이 1.4를 넘지 않는 모든 골퍼가 도전할 수 있다.

다만 출전비 1백25달러(약 15만6천원)를 내야 한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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