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지역 票 지켜라" 黨마다 감시조 풀가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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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공식 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2일, 각 정당은 상대당의 금품살포 등을 통한 매표와 유권자 회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표 지키기'에 집중했다.

특히 열전(熱戰) 16일간의 선거운동이 막을 내리는 자정과 투표일(13일)에 불·탈법이 집중될 것으로 보고 밤늦도록 감시조를 총동원했다. 상대당의 불법사례를 경쟁적으로 폭로하는 등 정치공방도 벌였다.

한나라당 이회창(會昌)대통령 후보는 "월드컵 열기로 국민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민주당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혼탁·부정선거를 저지르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이 표로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박원홍(朴源弘)홍보위원장은 "의식이 높은 우리 지역(서초갑)에도 며칠 전까지는 막 먹이더니 이제는 돈과 흑색선전물을 뿌리고 있다"면서 "강북은 어떻겠느냐. 성북을에 갔더니 잔치를 벌이는 것 같더라"고 민주당을 공격했다.

서청원(徐淸源)대표도 "조직력을 동원해 마지막 흑색선전·금품살포만 감시하면 우리당이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흑색선전과 금품살포를 철저히 감시할 것을 전 지구당에 지시했다. 특히 박빙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과 대전·제주 등지에 특별감시령을 내렸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폭력을 동원한 불·탈법 선거를 하고 있다며 감시활동에 당력을 총동원했다.

김원길(金元吉)선대본부장은 "강원도 인제에서 불법선거 감시활동을 하던 우리 당 운동원과 자원봉사자가 한나라당이 동원한 괴청년 13명으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했다"며 "폭력을 동원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또 "한나라당의 금권·관권선거가 갈수록 수법이 대담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며 한나라당의 폭력·비방·금권운동 사례를 공개했다.여기엔 ▶한나라당 서울지역 N구청장 후보가 관내 교회에 5천만원을 기부한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이며▶K후보는 1백만원을 지역신문에 건넸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중앙당 공명선거대책위는 청년당원들로 감시조를 짜 전국에 파견한 데 이어 이날 수도권에 24시간 감시령을 발동했다. 자민련은 사활이 걸린 충북지역에 집중했다. 한나라당이 금권·흑색선전 등 불·탈법선거를 벌이고 있다며 감시를 강화했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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