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피아트 CEO 중도하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5면

이탈리아 최대 민간그룹인 피아트의 최고경영자(CEO) 파올로 칸타렐라(57·사진(右))가 경영난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25년간 피아트에서 일해온 그는 성명을 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에 변화를 주기 위해 고심 끝에 물러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파올로 프레스코 회장(사진(左))이 CEO도 겸하기로 했다.

피아트그룹은 자동차 부문의 경영악화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축인 자동차사업이 지난 8년간 한해를 제외하곤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그 결과 7위였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1위로 미끌어졌다. 올 들어선 그룹 전체의 자금사정이 악화하며 부도위기에 내몰렸다.

최근 채권은행들이 27억달러를 긴급 수혈하면서 간신히 급한 불을 끈 상태다. 이 과정에서 채권은행에 채무를 올해 말까지 절반으로 줄이는 구조조정을 약속했다.

칸타렐라는 그동안 창업자의 후손이자 대주주인 지오바니 아그넬리(81)의 신임 속에 요직을 맡아왔다. 1990년부터 6년간 피아트자동차의 CEO를 맡았으며, 이후에는 그룹 전체의 CEO를 맡아왔다. 그는 세계화 전략의 일환으로 신흥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했으나 성공적이지는 못했다.

그의 퇴임에 따라 그룹 회생의 전권을 위임받은 프레스코 회장은 미국 제너럴 일렉트릭(GE)에서 일하다 98년 피아트에 합류했다.

전문가들은 피아트가 자동차 부문을 미국 제너럴 모터스(GM)에 하루 빨리 몽땅 넘기는 것이 최선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피아트는 2년 전 자동차 지분 20%를 GM에 매각하면서 2004년 이후에는 나머지 지분도 팔 수 있다는 조건을 붙였었다. 최근 피아트가 더욱 어려워지면서 2004년 이전에 추가 지분 매각이 있을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으나 양사는 일단 부인하고 있다.

윤창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