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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강 이끈 명장들 공통점은 … 젊을 땐 ‘그저그런’ 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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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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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이 다르다=네덜란드의 베르트 판마르베이크 감독은 선수 때 A매치(국가대표 간 경기) 1회 출전이 고작이다. 국가대표 경력이 일천하다. 그는 유소년팀을 가르치는 것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대부분의 스타 선수가 은퇴 후 코치 등의 지도자 수업과정을 생략한 채 일정 기간 후 성인팀 감독으로 직행하는 것과 다르다.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는 대중적 인기를 바탕으로 대표팀 사령탑으로 수직 상승한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무명 선수 출신은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며 차곡차곡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시행착오나 불성실하다는 낙인이 찍히면 곧바로 도태된다. 끊임없는 자기계발이 요구되는 이유다. 이 과정에서 경험과 경쟁력이 쌓인다. 우루과이 오스카르 타바레스 감독은 대표 경력마저도 없다. 87년 페나롤(우루과이)을 남미 프로클럽 대항전인 리베르타도레스컵에서 우승시킨 뒤 능력을 인정받아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때 우루과이 대표팀 감독으로 발탁됐다. 그에겐 이번이 두 번째 월드컵 도전이다. 독일의 꽃미남 감독 요아힘 뢰프 역시 청소년 대표 경력이 밑천의 전부다. 은퇴 후 유소년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독일 슈투트가르트와 오스트리아 티롤 인스브루크를 리그 정상에 올리며 지도자로서의 역량을 인정받았다. 그러고도 2006 독일 월드컵 때에는 스타 출신 클린스만 감독을 보좌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감독으로 올라선 뒤 유로 2008에서 독일을 준우승시킨 뒤 이번 월드컵에서는 녹슨 전차군단을 완전히 다른 팀으로 환골탈태시켰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스페인을 지휘하는 비센테 델보스케는 4강에 오른 감독 가운데 선수 시절 경력이 그나마 나은 축에 속한다. A매치에 18회 나갔고 1골을 넣었다. 지도자로 전업한 후 착실히 성적을 올렸고, 스페인 최고 명문 레알 마드리드에서 스타 군단을 이끌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이런 경험을 밑거름 삼아 ‘무적함대’를 잡음 없이 끌어가고 있다. ◆스타 출신 감독이 성공하려면=스타 출신이라고 전부 실패하는 건 아니다. 독일의 베켄바워, 브라질의 자갈로 등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월드컵 우승을 경험한 사례도 있다. ‘한국 대표팀의 영원한 맏형’으로 통하는 홍명보도 지난해 20세 이하 청소년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며 지도자로 연착륙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하지만 마라도나 아르헨티나 감독의 사례에서 보듯 세계적으로 실패 확률이 높은 것 또한 사실이다. 마라도나는 세계 최고 스타 출신이지만 약물 복용 추문 등으로 얼룩진 그의 사생활은 감독이 되기에 적당하지 않았다. 또 팀을 맡아 성공적으로 이끈 경험도 없다. 독일과의 8강전에서 그는 별다른 전술적 변화를 주지 못한 채 끌려가다 0-4로 참패했다. 이용수 KBS 해설위원은 “훌륭한 선수가 지녀야 할 자질과 좋은 지도자의 덕목은 완전히 다르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 스타가 좋은 감독이 될 수 있다는 환상을 가지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스타 출신 감독이 실패할 확률이 높은 이유는 선수 시절 자신의 능력에 도취돼 선수들을 일방적으로 다그치거나, 벤치 선수들을 포용하는 데 소홀히 하고,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게을리하는 등 인간적인 면에서 실패하는 경우기 많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점에서 무명 선수 출신이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은 “스타 출신들이 좋은 감독이 되기 어려운 요인이 분명히 있다. 나는 잘했는데 선수들은 왜 못할까라는 생각을 하면 절대로 성공할 수 없다. 못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그것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게 감독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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