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 넘치면 일자리도 넘친다 학력·경력보다 가능성 중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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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지난달 한 유명 회사에서 스포츠 마케터를 구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인력 데이터를 검색하고 수차례의 평가 과정을 거쳐 후보자가 두명으로 압축됐다.

우연 치고는 너무나 놀랍게도 두 사람은 대학·학번은 물론 과까지 같았다. 그러나 대학졸업 12년이 지난 시점에서 두 사람이 받는 연봉은 두배 차이가 났다.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당사자에게는 친구가 최종 경쟁자라는 사실을 비밀로 하고 개별 면접에 들어갔다.

A와 면접을 하면서 느낀 것은 한마디로 의욕이 넘친다는 것이었다. 그는 대학 졸업 후에도 꾸준히 영어공부를 해왔다고 말했다. 잘 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신뢰감을 줄 만한 인상이었다. 자신있는 말투와 밝은 표정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긍정적인 태도 역시 가산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반면 B는 첫 인상에서 자신감이 부족해 보였다. 키도 크고 외모도 훤칠했으나 얼굴 표정이 굳어있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부담감을 느끼게 했다. 이직 경험 없이 한 회사에서 12년을 근무하고 있었다. 지원하는 회사와 동종 업계에 종사한다는 것 외에는 특별히 내세울 게 없었다.

A가 합격한 것은 물론이다.

흔히 인재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학력·경력·능력을 꼽는다. 그러나 필자는 이들 조건 외에 성격과 의욕을 강조하고 싶다. 성격은 매사를 처리하는 자기만의 방식이고, 의욕은 습관을 유지하는 힘이다. 조직에 맞는 좋은 성격과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다면 학력·경력·능력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의욕이 없는 사람은 발전이 없다. 결국에는 회사에도 마이너스 요소가 된다. 회사에서 주어진 일을 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기에 진정한 경력이라고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의욕이 넘치는 사람은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무엇인가를 추구한다. 결국엔 그의 경력과 능력이 풍부해진다. 회사를 이끄는 사람들은 바로 이렇게 의욕이 넘치는 사람들이다.

김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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