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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흑색선전… 효과는 "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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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6·13 지방선거가 중반을 지나고 있다. 치열한 선거전 속에 몇가지 관전 포인트가 두드러지고 있다. 선거 승패뿐 아니라 향후 정국 구도를 좌우할 변수들이기도 하다.

◇네거티브 얼마나 먹힐까=네거티브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이명박(明博)서울시장후보와 안상수(安相洙)인천시장후보에 대해 비난 광고를 게재했다. 민주당 진념(陳稔)경기지사후보도 4일 TV토론회에서 한나라당 손학규(孫鶴圭)후보에게 "안기부 자금 2억원을 받았는지를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김영순(金榮順)부대변인은 "권력비리로 온세상을 썩은 냄새로 진동하게 만들어 놓은 것도 모자라 막말과 흑색선전으로 국민의 귀를 더럽히고 있다"고 되받아쳤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수도권 열세에 초조한 나머지 비방전에 나섰다"고 주장한다.

문제는 월드컵이라는 초대형 이슈에 묻힌 채 진행되는 선거에서 네거티브 전략이 얼마나 먹힐까다. 큰 효과는 없다는 게 일반적 지적이다. 그러나 주도하는 쪽에선 다른 선택도 마땅치 않다. 민주당이 '극약처방'이라고 한 데서도 단적으로 드러난다.

◇노무현의 부산 공략 성공할까=부산·경남지역을 집중 공략 중인 민주당 노무현(武鉉)대통령후보는 이날 "선거 결과는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것"이라며 이변을 장담했다.

그는 전날엔 "내가 부산시장을 당선시키지 못하면 대통령후보를 내놓겠다고 공약했는데 그것 좀 안내놓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무성(金武星) 후보비서실장은 "노풍(風·노무현 바람)은커녕 미풍도 없다"고 일축했다. 만일 민주당이 부산·경남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후보의 입장은 매우 어렵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정말로 이변이 일어나면 한나라당이 동요하게 된다.

◇JP의 운명이 걸린 대전=대전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과 자민련이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대표는 지원유세에서 "지방선거 뒤 자민련은 해체된다.

자민련 후보를 뽑아도 소용없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유운영(云永) 대변인 직무대리는 "해체될 당은 한나라당이고 사퇴할 후보는 이회창"이라며 발끈했다.

자민련이 대전에서 패할 경우 김종필(金鍾泌·JP)총재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된다. 자민련이 깨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 자민련을 상대로 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구애(求愛)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진보정당 시장 나올까=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양자대결 구도로 진행되는 이른바 대세와는 무관하게 관심지역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곳이 울산이다. 민주노동당 송철호(宋哲鎬)후보가 당선될 경우 진보정당사에 한 획을 긋게 된다. 맹추격을 벌이는 한나라당 박맹우(朴孟雨)후보는 "정권교체를 위해 한나라당을 밀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호남, 특히 광주에서는 민주당 박광태(朴光泰)후보를 무소속 정동년(鄭東年)후보가 위협하고 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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