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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선 비대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5면

21세기 의학의 개가는 역시 새로운 의약품의 개발이다. 남성의학 분야도 예외가 아니어서 성기능 향상은 물론 수술을 대체하는 약들이 나와 남성의 갱년기를 도와주고 있다.

대학교수인 K씨(58)는 언제부터인지 소변줄기가 약해지면서, 소변을 본 후에도 바지를 적시는 일이 잦아졌다. 근래엔 한밤 중에 한 두 번씩 일어나 소변을 보는 현상도 생겼다. 발기력도 떨어지고, 가끔씩 섹스 도중 발기 유지가 안돼 낭패감을 맛보기도 했다.

그에게 내려진 진단은 남성들에게 숙명처럼 찾아오는 전립선 비대증.

그가 먼저 걱정한 것은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두려움이었다. 하지만 의사는 그에게 약만을 처방했다.K씨는 처음엔 의아해했다. 그러나 증세가 좋아지면서 마음도 가벼워지고 자신감이 생겼다. 잠자리의 만족도 역시 높아졌다.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원칙은 환자에게 부담이 적고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미국의 비뇨기과학회도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할 때 약물요법부터 먼저 권유한다. 특히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는 약물치료가 효과적이며, 비대증으로 인한 합병증을 미리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정설이다. 수술이 모든 치료의 최선책은 아니라는 것이다.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는 하루에 한번 간편하게 복용한다. 여러 제품이 나와 있지만 기능면에서 부종을 크게 줄여 소변을 수월하게 나오게 하는 것과 커진 전립선을 줄이는 약이 널리 쓰인다.

약물요법의 효과가 완전하지 않아 합병증이 생긴다든지, 약을 싫어할 경우에는 다른 종류의 치료를 권장한다. 물론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초기에 약물을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전립선 암, 또는 방광에 결석이나 암이 있는 경우, 콩팥 기능이 나쁘다거나 소변이 꽉 막혀 한 방울도 나오지 않을 경우, 소변을 본 후 남는 잔료량이 1백50㎖ 이상 될 때, 그리고 방광 염증이 심한 경우엔 다른 치료를 권한다. 그러나 약 70%의 환자는 약으로 치료가 잘된다.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병원을 찾지 않다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영찬 포르테비뇨기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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