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4일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과 관련, “신속하고 철저하게 진상을 밝히고 위법 사실이 드러날 경우에는 엄중하게 문책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들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이렇게 지시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캐나다·파나마·멕시코 순방을 마치고 3일 귀국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민간인 사찰 문제에 대해) 자체 감찰조사와 공직기강 차원의 조사가 이미 진행 중이지만, 필요하다면 검찰 수사를 통해서라도 투명하고 의혹 없이 조사하라는 뜻으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민간인 불법사찰 의혹은 쉬쉬하거나 감출 사안이 아니며, 민간인 사찰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인식을 대통령이 갖고 있다”며 “조사 결과를 지켜본 뒤 원칙에 따라 공정하고 엄중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민간인 사찰 의혹을 받고 있는 총리실 이인규 공직윤리지원관에 대해 검찰이 수사할 것을 요구했다.
◆청와대·내각 인적쇄신 속도낼 듯=세종시 수정안의 부결과 관련해 “전적으로 책임지겠다”고 밝혔던 정운찬 국무총리가 3일 이명박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만났다고 정부 관계자가 4일 전했다. 두 사람이 나눈 대화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지만, 정 총리가 총리직 사퇴 의사를 재차 밝혔을 가능성이 크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북중미 순방을 마친 이 대통령이 3일 귀국함에 따라 청와대 조직 개편과 인사, 내각 개편 작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집권 후반기를 위한 청와대 시스템 개편은 이번 주 발표를 목표로 마지막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청와대 비서진 인사는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하므로 언제 이뤄질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획관리비서관실이 주도하고 있는 청와대 조직 개편안에는 ▶국정기획수석실 폐지 또는 축소 ▶정무수석실 산하 시민사회비서관실의 확대 개편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전했다.
강주안·서승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