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2. 75% 이자에 물가 오른 만큼 얹어 준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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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3호 26면

‘현금이 왕이다(Cash is king)’. 시장이 불안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말이다. 주식·부동산 등 자산 가격이 어찌될지 모르니 일단은 안전자산인 현금을 들고 있는 편이 낫다는 말이다. 그런데 정말 현금이 안전자산일까.

이 주일의 HOT 금융상품 - 물가연동국고채

아니다. 물가가 다락같이 오를 때는 현금 들고 있는 게 재앙이 될 수 있다. 올해는 4000원으로 자장면을 먹을 수 있지만 내년에는 5000원으로 오를 수도 있다. 이런 일이 내가 가진 모든 자산에서 일어난다면, 그야말로 재앙이다. 물가상승, 곧 인플레이션은 현금의 최대 ‘적’이다. 진짜 안전자산은 물가 상승만큼 가치가 보전돼야 한다. 그런 상품이 지난달 21일 나왔다. 정부가 발행한 ‘물가연동국고채(KTBi)’다. 투자 원금과 이자 지급액을 물가에 연동시킨 국채다. 곧 물가가 상승하면 그에 따른 손실을 보전해 주는 국채다.

만기는 10년이고 표면 금리는 연 2.75%다. 물가의 변동 사항은 통계청이 발표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기준으로 한다. CPI는 서울·부산 등 전국 38개 도시의 1만9000여 개 소매점과 1만여 개 임대가구를 기준으로 물가 평균치를 산정해 표시한 지수다. 2005년을 기준(100)으로 한다. 최근 CPI는 13개월째 100을 넘기고 있다. 하반기 예정된 공공요금 인상과 중국의 임금 상승 기조 등도 물가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장 샤를 베르트랑 HSBC글로벌자산운용 대표는 지난달 “한국의 인플레이션율은 2.7% 수준이지만 연말까지 3%대 초반으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투자 원리금은 6개월에 한 번씩 조정된다. 게다가 물가가 떨어져도 원금을 보장해 주기 때문에 안전하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했는데 물가가 3% 올랐다면 투자한 원금을 1030만원으로 조정한 뒤 여기에 연 2.75%의 이자 28만3250원을 얹어 준다. 세금은 물가가 오른 만큼 상향 조정된 원금 30만원에 대해서는 없고, 1030만원에 더해진 이자(28만3250원)에 대해서만 이자소득세(개인의 경우 15.4%)를 내면 된다. 한편 물가가 1% 떨어졌더라도 원금은 1000만원으로 적용해 이에 대한 이자 27만5000원을 수익으로 얻을 수 있다.

물가연동국고채에 투자하려면 증권사에 금융상품 계좌를 틀면 된다. 1만원 단위로 투자 가능하다. 현재 10년물 국채수익률은 4.91%다. 물가가 3% 정도 오른다면 물가연동국고채로 얻을 수 있는 총 수익은 연 5.75%다. 안정적으로 초과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유동성이 떨어진다. 단기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보다 만기까지 보유할 생각으로 투자해야 한다. 채권 직접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물가연동채권펀드를 선택할 수 있다. ‘PCA물가따라잡기’ ‘현대글로벌인플레이션연계채권’ 펀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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