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의 힘? '취화선'감독상 수상후 관객 발길 부쩍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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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9면

지난 27일 막을 내린 칸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로는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던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이 여세를 몰아 국내 흥행에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영화제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의 발길이 부쩍 잦아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10일 개봉한 '취화선'은 칸영화제로부터 수상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는 관객 동원 실적이 시원찮았다. 주말인데도 지난 25일엔 9천명, 26일엔 7천명을 기록하는 데 그칠 정도였다. 이에 따라 개봉이후 3주간 '취화선'은 서울 관객 18만5천명, 전국 관객 44만명을 모으는데 그쳤다. 순제작비 60억원이라는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간 영화치고는 흥행 성적이 저조했던 것.

그러나 수상소식이 전해진 이후인 28일과 29일에는 평일인데도 각각 1만명이 넘는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고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는 밝혔다.

이에 따라 시네마서비스는 31일부터 현재 서울 19개 극장에서 상영중인 '취화선'을 30개 이상으로 늘리고 전국적으로도 현재의 44개 스크린에서 75개 스크린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배급사 관계자는 "조선시대의 화가 장승업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라 처음엔 젊은 관객들이 지레 취향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면서 "그러나 칸영화제 감독상 수상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가적으로 경사스러운 일이라 반드시 극장에서 관람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일고 있는데다 영화를 본 뒤 주위에 추천하는 관객이 늘면서 흥행에 힘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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