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야제 참가 소프라노 조수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曺秀美·39·사진)씨가 30일 오후 8시 서울 상암동 월드컵 공원에서 열리는 월드컵 전야제 무대에 선다. 열렬한 축구팬이자 월드컵 명예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를 29일 만났다.

-61억 세계인이 지켜볼 전야제 무대에 서는 기분이 어떻습니까.

"월드컵 성공을 기원하는 무대라 보통 무대에 서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됩니다. 일본에서도 몇몇 성악가가 오기로 돼 있어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축구를 좋아하십니까.

"이번에 명예홍보대사를 안 시켜줬으면 서운했을 겁니다. 1998년에 프랑스가 어떤 전술을 사용해 우승했는지까지 압니다. 이탈리아에 있을 때 인차기 등 현지의 축구스타들이 나오는 경기를 많이 봤고, 지금도 한국팀 경기가 있는 날은 스케줄을 취소하는 한이 있어도 꼭 봅니다."

-성악을 하는 분이 거친 운동인 축구를 좋아한다는 게 의외입니다.

"예술, 특히 성악은 고독한 행위입니다. 무대 위에서 자신이 모든 걸 책임지고 하는 행위죠. 하지만 축구는 팀워크가 중요합니다. 제가 못느끼는, 팀 전체가 하나의 플레이를 놓고 함께 웃고 함께 우는 그런 모습이 너무 좋아보입니다."

-축구는 음악의 어떤 영역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오페라와 비슷한 것 같아요. 개인기도 중요하지만 팀워크도 중요하죠. 혼자 튀면 모든 걸 망치는 것도 비슷하구요. 다만 축구는 상대를 꺾어야 승리하지만 오페라엔 그런 대결은 없습니다."

-한국 대표팀이 어느 정도 성적을 낼 것 같습니까.

"결과는 과정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잘 할 거라 믿지만 16강이라든지, 몇승 몇패라든지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고, 앞으로도 열심히 할 우리 선수들의 모습에 더 큰 의미를 두었으면 합니다."

-전야제 준비는 어떻습니까.

"그동안 월드컵에 대비해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던 곡 '챔피언스(Champions)'를 부르지 못하게 됐습니다. 월드컵 음악 판권을 가지고 있는 소니뮤직이 자신들이 만들고 지정한 곡 이외에는 부를 수 없게 해달라고 FIFA에 압력을 넣었다는 말이 있어요. 지금까지 세계 곳곳에서 공연을 해왔지만 제가 부를 곡을 선정하지 못한 경우는 처음이에요."

-어떤 월드컵이 됐으면 좋겠습니까.

"축제죠. 전세계인의 축제를 개최하는 주인으로 정말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해 세계가 하나되는 월드컵이 됐으면 합니다."

문병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