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소프라노 조수미(曺秀美·39·사진)씨가 30일 오후 8시 서울 상암동 월드컵 공원에서 열리는 월드컵 전야제 무대에 선다. 열렬한 축구팬이자 월드컵 명예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그를 29일 만났다.
-61억 세계인이 지켜볼 전야제 무대에 서는 기분이 어떻습니까.
"월드컵 성공을 기원하는 무대라 보통 무대에 서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흥분됩니다. 일본에서도 몇몇 성악가가 오기로 돼 있어 더욱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축구를 좋아하십니까.
"이번에 명예홍보대사를 안 시켜줬으면 서운했을 겁니다. 1998년에 프랑스가 어떤 전술을 사용해 우승했는지까지 압니다. 이탈리아에 있을 때 인차기 등 현지의 축구스타들이 나오는 경기를 많이 봤고, 지금도 한국팀 경기가 있는 날은 스케줄을 취소하는 한이 있어도 꼭 봅니다."
-성악을 하는 분이 거친 운동인 축구를 좋아한다는 게 의외입니다.
"예술, 특히 성악은 고독한 행위입니다. 무대 위에서 자신이 모든 걸 책임지고 하는 행위죠. 하지만 축구는 팀워크가 중요합니다. 제가 못느끼는, 팀 전체가 하나의 플레이를 놓고 함께 웃고 함께 우는 그런 모습이 너무 좋아보입니다."
-축구는 음악의 어떤 영역과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오페라와 비슷한 것 같아요. 개인기도 중요하지만 팀워크도 중요하죠. 혼자 튀면 모든 걸 망치는 것도 비슷하구요. 다만 축구는 상대를 꺾어야 승리하지만 오페라엔 그런 대결은 없습니다."
-한국 대표팀이 어느 정도 성적을 낼 것 같습니까.
"결과는 과정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잘 할 거라 믿지만 16강이라든지, 몇승 몇패라든지에 너무 연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고, 앞으로도 열심히 할 우리 선수들의 모습에 더 큰 의미를 두었으면 합니다."
-전야제 준비는 어떻습니까.
"그동안 월드컵에 대비해 심혈을 기울여 준비했던 곡 '챔피언스(Champions)'를 부르지 못하게 됐습니다. 월드컵 음악 판권을 가지고 있는 소니뮤직이 자신들이 만들고 지정한 곡 이외에는 부를 수 없게 해달라고 FIFA에 압력을 넣었다는 말이 있어요. 지금까지 세계 곳곳에서 공연을 해왔지만 제가 부를 곡을 선정하지 못한 경우는 처음이에요."
-어떤 월드컵이 됐으면 좋겠습니까.
"축제죠. 전세계인의 축제를 개최하는 주인으로 정말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조성해 세계가 하나되는 월드컵이 됐으면 합니다."
문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