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신도시 투자열기 후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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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인천 신공항·송도 신도시·김포매립지 등 수도권 서부의 3대 신개발지역 주변 부동산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달부터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비수기에 들어갔는 데도 이곳에선 토지를 중심으로 투자자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값도 강세다.

정부는 이들 세 곳을 내년에 경제특구로 지정,▶영종도는 항공물류·관광·레저단지▶송도 신도시는 다국적기업의 아·태 지역 본부와 테크노밸리▶김포매립지는 화훼수출·위락·주거단지로 각각 개발할 예정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투자 열기가 두드러진 곳은 송도 신도시.2005년까지 아파트 7천여가구와 국제업무·첨단산업 단지 등이 들어설 이 곳에 건설업체들이 몰려들고 있다.

최근 5개 아파트 부지를 공개입찰하자 1백50여 업체가 신청해 1순위에서 72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마감됐다. 입찰 신청금만 4천억원이 넘었다. 동문건설 공재국 용지담당 이사는 "초기자금 부담이 만만찮은 데도 건설업체들이 몰려 놀랐다"며 "송도 신도시의 개발 전망이 밝아 주상복합·상업용지 분양 때도 거액의 자금이 몰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 신공항 주변도 심상찮다.구획정리사업지구로 묶인 영종도의 경우 음식점·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는 운북·중산동 등 공항 주변부만 일부 거래될 뿐 별 움직임이 없다.

하지만 새로 개발계획이 나온 용유·무의도의 경우 투기수요까지 가세하면서 값이 뜀박질하고 매물을 찾기 어렵다. 신공항철도(서울역~인천공항)의 종착역으로 예정된 덕교동 일대 토지는 평당 2백만원을 호가하는 데도 매물이 없다. 을왕동 음식점·카페부지는 평당 1백50만~3백만원으로 1년 새 두 배 넘게 올랐다.

국제관광단지로 개발한다는 소문이 난 무의도에서 건물을 지을 수 있는 자연녹지가 최근 평당 1백만원까지 치솟았다. 무의중심공인중개사무소 정중근 사장은 "값이 단기간에 많이 올랐지만 대기 매수세가 두터워 호가는 더 오를 분위기"라고 전했다.

4백87만평의 김포매립지 주변 토지시장도 강세다. 구체적인 개발계획이 나오지 않아 거래는 뜸하지만 인천시 서구 원창동 일대 공장 부지를 중심으로 투자 문의가 늘고 있다.

원창동 한솔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공장부지는 평당 1백30만원, 자연녹지는 40만~80만원으로 가격변동은 없지만 개발 동향을 묻는 전화가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지역의 개발 전망이 밝지만 수혜 지역은 한정돼 있으므로 행정기관에 구체적인 계획을 확인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건국부동산경제연구소 고종완 소장은 "주택시장 규제로 눈치보던 자금이 개발계획이 쏟아지는 이들 지역에 몰려들지만 가수요도 많아 장기적인 계획을 세운 뒤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건국컨설팅 유성원 실장은 "소액 투자자들은 국립공원·환경보전지역·구획정리사업지구 등 개발에 따른 규제가 예상되는 곳은 피하고 값이 덜 오른 주변지역으로 눈을 돌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성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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