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통해 세계 곳곳에서 많은 어린이가 고통받는 현실을 알리겠습니다."
영화 007 시리즈의 제임스 본드 역으로 유명한 로저 무어(75·(右)) 유니세프 친선대사가 아내 크리스티나 무어(62·(左))와 함께 한국을 찾았다.
"모든 어린이가 축구를 할 수 있는 여건에서 살아야 합니다. 분쟁국의 소년 병사는 축구를 통해 어린이의 모습을 다시 찾을 수 있고, 아프리카 어린이는 축구교실에서 에이즈 예방 교육을 함께 받습니다. 축구는 단순한 구기(球技)종목이 아니라 아이들을 위한 일종의 교육 프로그램이라고 봅니다."
이번 월드컵에서 국제축구연맹(FIFA)은 유니세프와의 협약을 통해 행사의 주제를 '어린이'로 정했다. 이 때문에 경기마다 출전 선수들은 어린이들과 손을 잡고 함께 경기장에 입장하게 된다.
로저 무어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과 분쟁국 등 48개국의 어린이 2백50명과 함께 월드컵 전야제 무대에 등장할 계획이다. 그러나 당초 거론됐던 개막식 시축은 하지 않는다.
그는 1980년대부터 유니세프의 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유니세프를 위해 활동하게 된 것은 친선대사로 활약했던 고(故) 오드리 헵번의 영향이 컸습니다."
무어는 북한 어린이의 실정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그곳에도 가고 싶다고 했다.
"모든 어린이가 보호받을 권리, 놀 권리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여생을 보낼 겁니다. 007의 명성을 최대한 활용해야죠."
이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