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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장, 개통 앞둔 경전철 세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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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일 용인시 처인구 삼가동의 차량기지에는 경전철 30대가 개통을 기다리며 길게 늘어서 있었다. 지난 3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시운전을 마쳤지만 용인시는 갑자기 개통 시기를 이번 달에서 10월로 늦췄다.

이는 김학규(민주당) 용인시장이 경전철은 승객 수요예측이 잘못됐다며 1일 검토를 지시한 데 따른 것. 시와 민간사업자가 맺은 협약에 따르면 양측은 하루 이용객을 14만6000명으로 예측했다.

실제 이용자 수가 예측수요의 90%(13만1400명) 이하일 경우 부족분을 시가 보전해 줘야 한다. 이 경우 용인시는 앞으로 30년간 최소 5000억원 이상을 보전해야 한다. 수요 예측이 잘못 됐을 경우 잘못된 전임자 사업을 바로잡았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그러나 용인시 경량전철과 유기석 팀장은 “협약서상의 예측수요를 건드리면 사실상 협약을 파기하는 셈이어서 시가 민간사업자의 투자금을 100% 물어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지난 14년 동안 7278억원이 투입됐다. 이에 앞서 안병용 경기도 의정부시장은 4750억원의 예산이 들어가고 2007년 8월 착공돼 7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의정부 경전철사업 공사를 곧 중단하고 사업 타당성 재검토에 나서겠다고 밝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야권 유일의 수도권 광역 자치단체장인 송영길 인천시장도 전임자 사업을 뒤엎어 취임식이 갈등으로 얼룩졌다. 취임식장인 인천 문화예술회관 입구에선 이날 오전 서구 주민 100여 명이 시위를 벌였다.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원안대로 추진하라’ ‘소통한다더니 불통이 웬 말이냐’ 등의 피켓과 현수막들도 보였다. 주민들이 고성을 지르며 ‘원안 추진’을 요구하자 인수위 관계자들은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취임식장의 시위는 최근 ‘인천판 세종시’로 떠오른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신축 재검토에서 비롯됐다. 송영길 인천시장 인수위 측이 지난 주말 현재 서구 연희동에 추진 중인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의 신축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외에도 인천시장인수위는 ▶강화 조력발전소 백지화 ▶굴업도·계양산 골프장 반대 ▶경인아라뱃길 재검토 ▶151층 인천타워 건설 재검토 등의 정책 변경을 잇따라 내놓았다. 방만한 사업의 재검토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사안들마다 주민들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걸려 앞으로 이 같은 갈등이 잇따를 것으로 우려된다.

 인천·용인=정기환·유길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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