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땅 경매 경쟁률 치솟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8면

지난 10일 서울 남부지원 경매 4계에서는 서울 강서구 등촌동 2천3백13평짜리 공장용지 입찰에 40명이 몰려 들었다. 세 번 유찰해 네 번째 입찰인 데도 감정가의 91.87%인 1백40억원에 주인을 찾았다. 준공업지역 내 대로변에 있는 이 땅은 오피스텔·아파트형 공장 부지 등으로 적합해 건설업체들이 많이 입찰에 참여했지만 결국 개인이 낙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역에서 법원경매에 나온 물건 가운데 개발을 할 수 있는 토지 인기가 치솟고 있다. 상업·주거·준주거·준공업지역 등 용도지역을 가리지 않고 개발이 될 만한 땅이면 경쟁률이 수십 대 1을 넘는다. 과거와 달리 처음 경매되는 물건에도 응찰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감정가보다 높게 낙찰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실제 지난 3일 입찰한 서울 강남구 도곡동 주거지역 내 땅 1백12평은 첫 경매인데도 6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면서 감정가의 1백22.71%인 16억5천9백만원에 김모(50)씨가 낙찰했다. 같은 날 나온 서초구 서초동 일반상업지역내 주차장 땅 1백96평도 감정가의 1백16.93%인 45억2천1백11만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는 오피스·오피스텔·상가 분양이 호황을 맞자 너도나도 땅을 사려고 아우성이지만 서울에선 개발을 할 수 있는 땅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경매전문업체인 건국컨설팅 유성원 실장은 "최근 분양시장 호황으로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하더라도 어느 정도 사업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개발하기 좋은 땅에는 권리관계가 복잡하더라도 뛰어든다"고 말했다.

서미숙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