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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가수 : 박진영씨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53면

"그녀는 너무 예뻤어, 하늘에서 온 천사였어."

두근 반 세근 반, 콩닥콩닥…. 박진영(가수·JYP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오빠를 만날 생각에 가슴이 설레었어요. 엄마께 제 볼을 꼬집어 보라고 했죠. 아픈걸 보니 현실인가 봐요. 박진영 오빠의 사무실을 찾아갔어요. TV에서는 못생긴 것 같았는데 실제로 보니까 잘생겼고 개성 있는 얼굴이었어요. 가수가 되고 싶은 우리에게 좋은 말씀을 해주셨는데 들어 보실래요?

Q:어렸을 때의 꿈도 가수였나요.

A:아니요. 선생님도 되고 싶었고 무역회사 사장이 되고도 싶었지요.어렸을 땐 노래를 못 불렀어요.

Q:그럼 가수가 된 동기는요.

A:대학 축제 때 친구들과 춤을 추러 갔다가 가수 김건모씨의 백댄서로 발탁됐어요. 재미 있는 아르바이트였죠. 그러다 우연히 김형석씨가 음악 작업을 하는 걸 보고 음악에 푹 빠졌어요.2년간 김형석씨 집에 살면서 온갖 잡일을 해가며 음악을 배웠어요. 그 뒤에 곡을 만들기 시작했어요. 남을 주기는 아깝다는 생각에 직접 부르게 됐죠.

Q:하루 일과는.

A:매일 일어나 1시간 동안 스트레칭으로 몸의 근육을 풀어주고 1시간은 발성연습을 하죠. 가수는 언제라도 무대에 설 준비가 돼 있어야 해요. 하루 14시간은 컴퓨터에 매달려 음악 작업을 하지요.

Q:가수가 돼 가장 힘들었던 점은.

A:사생활을 다 뺏기는 거죠. 쉬고 싶거나 놀고 싶어도 사람들이 다 알아보니까 잘 못하죠. 음악에도 방해가 되구요.

Q:어떻게 가수를 발굴하나요.

A:지망생들이 비디오테이프를 내면 그 중에서 골라 오디션(선발시험)을 보지요. 오디션을 통과하면 교육을 받을 수 있어요.3년 전부터 그렇게 우리 기획사에서 배우고 있는 사람이 24명이에요.그 중 초등학생이 12명이죠. 매달 테스트를 해서 따라오지 못하면 떨어뜨려요. 가수가 못되면 다시 학생의 자리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학교 성적관리도 엄격하게 해요.

Q:가수가 되려면.

A:노력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해요. 노래와 춤은 무한히 늘 수 있어요. 안타깝게도 대중들은 가수의 외모를 점점 중요하게 생각하지요. 초등생 때는 피아노를 배우는 게 기본이에요. 피아노를 치면 음정이 정확해지고 컴퓨터를 통해 다른 모든 악기를 연주할 수 있거든요. 가수는 못되더라도 음악인은 될 수 있지요. 제가 뒤늦게 음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어릴 때 7년간 피아노를 배운 덕이에요. 대중 가요를 많이 따라 부르고 따라 추는 것도 중요해요. 노래는 성악으로 기초를 잡는 게 좋지요. 하지만 춤은 발레 등 고전 무용과는 뿌리가 다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대중 가요의 춤을 배우는 게 좋지요.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건 초등학교 4~5학년 때가 좋아요. 하지만 잘못 배우면 나중에 나쁜 습관을 교정하는 게 더 힘드니까 믿을 만한 곳을 찾아가세요.

Q:어린 친구들의 연예계 진출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A:재능이 있다면 일찍 시작하는 게 유리하지요. 하지만 가수는 불확실한 직업이에요. 가수를 TV에서만 보는 걸로 판단하면 안돼요. 일년에 발매되는 음반 수만장 중 성공하는 건 10장, 그나마 판도 못내는 사람이 수두룩하죠. 공부는 등수에 맞게 일할 곳을 찾을 수 있지만 가수는 1등이 아니면 안돼요. 대형기획사의 오디션에서 떨어지면 아예 포기하는 게 낫답니다.

한국 대중 음악이 발전하려면 스타 보다는 스타와 음악을 만들어내는 훌륭한 프로듀서가 많아야 해요. 한국 음악을 빛내겠다는 큰 포부를 갖고 프로듀서를 지망하는 것도 좋겠네요.

형윤정·김지은 중앙일보 어린이 명예기자<서울 우이초등 6년, 신현초등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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