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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의 색다른 세상] 산만한 아이방은 푸른색 계통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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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 겨울방학이 벌써 코앞이네."

아이들은 신이 나지만 엄마들의 고민은 두 배가 된다. 방학 동안 어떻게 공부시켜야 하나, 옆집 아이는 해외로 어학연수를 떠난다는데 우리 아이는 안 보내도 될까….

학원에 보내거나 과외도 중요하겠지만 이번 방학에는 집에서 스스로 공부할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건 어떨까. 아이의 성격과 특징에 맞춰 공부방의 '색'만 바꿔도 학습 의욕을 북돋울 수 있다.

컴퓨터 게임과 TV 시청으로 하루를 보내며, 책상에 앉혀 놓으면 10분이 채 못 돼 슬며시 밖으로 나오는 아이. 학교 선생님도 "머리는 좋은데 집중력이 떨어져서 걱정"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우선 공부방 커튼을 파란색 바탕에 흰 줄무늬가 있는 것으로 바꿔보자. 파란색과 흰색은 둘 다 안정감을 주는 색. 그러면서도 서로 대비가 강해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

반대로 끈기있게 책상 앞에 앉아있기는 하는데 성적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 아이가 있다. 이 경우 공부방에 빨강과 노랑으로 악센트를 주는 것이 좋다. 빨강과 노랑은 모두 에너지가 왕성한 색으로 두뇌활동을 자극한다. 아이들의 학습능률을 높이는 데 효과 만점. 필기구나 필통 같은 책상 소품에 이런 색들을 활용해 보자.

좀처럼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교과서라면 질색하는 아이. 공부에 재미를 좀 붙였으면 좋겠는데 무슨 색으로 방을 꾸밀까. 이럴 때는 청록색과 연두색이 좋다. 푸른 계통은 정서 안정에도 도움이 되지만 지식욕을 북돋운다. 작은 소품에 포인트를 주기보다 커튼이나 벽지 등 공간 전체에 색을 넣으면 효과가 더 크다. 벽지는 은은한 연두색으로 하고 커튼은 강렬한 청록색으로 포인트를 주는 것이 어떨까.

성적도 좋고 집중도 잘 하는 아이라면 앞으로도 잘 해 나가도록 격려가 필요하다. 아이의 이불이나 베개를 주황색으로 하거나 황금색 커튼 장식을 달아 보자. 주황색과 황금색은 자존심과 명예를 뜻한다. 아이가 한 발 더 나아가 목표를 높게 잡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만일 아이가 자만하거나 지나치게 자존심과 고집을 내세우는 경향이 있다면 보라색 소품을 책상이나 침대 근처에 올려두어 보라. 포용력과 리더십을 길러주는 데 도움이 된다.

예능에 소질이 있는 아이에게도 보라색을 적절히 보여주는 게 도움이 된다. '예술가의 색'인 보라가 예민한 감수성에 자극을 주고 창조적 상상력에 영감을 불어넣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민한 느낌의 색인 만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면 불안감을 심어줄 수도 있어 작은 소품에만 쓰는 편이 좋다. 혹은 자연과 중용을 상징하는 녹색과 적절히 섞으면 아이의 마음에 균형을 잡아줄 수 있을 것이다.

이상희 컬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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