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테러 희생자 전세계 3,547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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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1일 미국 국무부가 발표한 '2001년 세계 테러 보고서'는 21세기 인류의 최대 난제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테러의 공포스럽고 추악한 얼굴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최악의 테러=지난해 전세계에서 발생한 테러는 3백46건으로 2000년의 4백26건에 비해 건수 상으로는 줄었다.

하지만 희생자 수는 2000년 4백9명에서 지난해에는 3천5백47명으로 대폭 늘었다. 인류의 테러 역사에 분수령이 된 9·11 테러로 3천여명이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발생한 테러의 51%인 1백78건은 콜롬비아 송유관에 대한 좌파 게릴라들의 폭탄 공격이었다.

◇이란이 가장 위험=보고서는 이란·이라크·북한 등 7개국을 테러지원국으로 지목하면서 그중 이란을 가장 위험한 나라로 꼽았다.

걸프지역과 아프리카·터키·중앙아시아 등지의 테러단체들에 대한 지원을 줄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중동평화 정착 과정에 반대하는 헤즈볼라·하마스·이슬람 지하드·팔레스타인 인민전선(PFLP) 등 극렬 테러단체들을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란혁명수비군과 정보부가 다양한 테러 계획에 가담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라크의 테러 지원도 두드러졌다. 이라크는 아랍국 중 유일하게 9·11 테러를 비난하지 않았다.

이라크는 이란의 인민무자헤딘, 팔레스타인 해방전선, 팔레스타인 해방인민전선 등 테러단체를 계속 지원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북한은 중간급 위험='위험도'에서 쿠바·시리아·북한은 중간급으로 분류됐다. 쿠바는 미국의 대테러 전쟁을 9·11 테러보다 더 나쁜 것이라고 비난했다가 나중에는 국제사회의 반(反)테러 연대에 동참, 12개의 반테러 협약에 가입하는 등 왔다갔다 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리아는 1986년 이래 테러에 직접 개입한 사례가 없다. 하지만 하마스 등 테러단체가 수도 다마스쿠스에 사무실을 두고 있고, 헤즈볼라는 베카 계곡에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

북한은 반테러를 선언하고, 2개 반테러 협약에 가입했지만 국제사회의 대테러 조치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지는 않았다.

◇리비아는 변신 노력=리비아와 수단은 이른바 '불량국가' 대열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비교적 온건한 테러지원국으로 지적됐다. 리비아의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는 9·11 테러를 규탄하고 미국의 응징을 지지했다.

리비아는 지난해 국제테러단체에 대한 지원을 크게 줄였다. 수단은 2000년 중반부터 지금까지 미국과 대테러 조치에 관한 논의를 계속해 오고 있다.

워싱턴=김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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