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완 불똥' 어디로 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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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최규선 게이트의 핵심 인물 중 한 사람인 김희완(金熙完)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혐의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최규선·김홍걸씨와 함께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등 이권에 개입했는지가 물론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그는 청와대 관계자들과 사전협의 후 최규선씨에게 밀항을 권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 최성규씨와 함께 대책회의를 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또 최규선씨가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측에 20만달러를 제공했다는 내용을 민주당 측에 제보한 장본인으로도 지목받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그의 진술은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까지 커다란 파문을 일으킬 수 있는 폭발력을 갖고 있다.

검찰은 일단 그를 알선수재 혐의로 23일 구속한 뒤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입을 열게 해 최규선 게이트 수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 등 이권 개입=검찰은 타이거풀스 인터내셔널(TPI)의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과 관련, 지난해 4월 TPI 대표 송재빈(구속)씨에게서 주식 2만3천주를 차명으로 건네받고, 최규선씨가 포스코에 주식 매각을 주선해주고 宋씨 측에서 받은 24억원 중 일부를 챙겼다는 의혹의 일부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金씨가 최규선씨 등과 함께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도 추궁하고 있다.

정치권에 지인들이 많은 金씨는 최규선씨와 송재빈씨가 처음 접촉한 2000년 8월 이전부터 TPI측의 정치권 로비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있다.

검찰은 金씨가 2000년 7월 홍걸씨와 崔씨가 유상부(常夫) 포스코 회장과 포스코 계열사 임직원들을 만날 때 동석하고 지난해 1월 포스코경영연구소 고문으로 영입된 경위와 코스닥등록업체 대원SCN에서 받은 돈 1억원을 홍걸씨의 차 트렁크에 실어보냈다는 의혹도 규명 중이다.

차병원 수사 무마 혐의와 관련해돈과 주식을 받은 정황은 이 병원 관계자들의 진술로 이미 확인이 돼있는 상태다.

◇정치권에도 파장 예고=검찰은 "최규선씨가 이회창 후보 측에 20만달러를 건넸다는 얘기를 김희완씨에게서 들었다"는 송재빈씨의 진술 내용도 확인 중이다.

검찰은 金씨가 민주당 설훈 의원에게 이 내용을 제보했으며 관련 내용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갖고 있다는 미확인 첩보를 입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金씨가 최규선씨를 한나라당 측에 소개한 사람인 만큼 20만달러 수수설의 진상을 규명할 주인공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최규선씨가 지난달 검찰 조사를 앞두고 서울 강남의 오크우드호텔 등에서 한 심야 대책회의에 金씨가 참석한 경위와 당시 회의내용이 무엇인지도 캐고 있다.

검찰은 특히 최성규씨가 대책회의에서 '청와대 회의' 결과를 전하면서 최규선씨에게 밀항을 권유했는지를 그를 통해 집중 조사할 대상으로 삼고 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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