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 악재에 28P 급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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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증시가 짙은 안개 속에 갇혀버린 모습이다.

종합지수 800 근처에서 바닥을 확인하고 기세좋게 반등했지만, 돌출 악재들을 만나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태에서 뒤뚱거리고 있다.

원화환율 급락과 국제유가 상승, D램 반도체 값 하락과 미국의 추가테러 공포에 이르기까지 첩첩산중이다.

21일 종합주가지수는 850선 방어에 안간힘을 썼으나 결국 전일보다 28.22포인트(3.25%) 급락한 837.56으로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도 2.70포인트(3.40%) 내린 76.65를 나타냈다.

추가테러 공포와 부진한 경기선행지표 때문에 미국 증시가 떨어지자 약세로 출발한 주가는 오후 들어 세계은행에 탄저균 우편물이 배달되고 민주노총이 연대파업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나쁜 소식들이 속속 전해지면서 하락 폭이 커졌다.

섬유의복을 제외하고는 모든 업종이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3.7% 떨어지며 35만원대로 밀리는 등 대형 우량주들이 지수하락을 선도했다. 민영화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KT도 내림세로 돌아섰다.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부진 우려로 자동차 관련주들도 크게 하락했다.

미래에셋의 이종우 투자전략실장은 "900선을 재탈환하기엔 체력이 달리는 상황에서 돌출 악재들을 만나 다시 주저앉은 모습"이라며 "당분간 하락폭이 컸던 중소형 우량주를 중심으로 조심스레 매매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키움닷컴증권 안동원 이사는 "경기지표와 기업실적을 볼 때 주가가 800선 아래로 추락할 위험은 크지 않아 보인다"면서 "기간조정이 이어지고 있다는 시각을 갖고 주가가 출렁일 때마다 대형 우량주들을 사들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추가테러 공포는 궁지에 몰린 미 부시 행정부가 조장하는 측면이 있으며, 원화가치 상승도 외국인 자금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있어 악재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메리츠투자자문 박종규 사장도 "기간조정을 거치면 다시 대세 상승 흐름으로 복귀할 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블루칩을 장기 보유하는 전략을 세울 때"라고 말했다.

김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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