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우즈 "아이언 바꿔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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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3면

'한번 바꿔보면 어떨까'.

골프가 잘 안될 때는 누구나 한번쯤 클럽을 바꾸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해마다 쏟아져 나오는 수십종의 새 클럽의 유혹이 강렬한 데다 라운드 동반자의 '신병기'가 빛을 발해 자신의 샷을 훌쩍 추월하게 되면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진다.

유명 스타가 신제품을 들고 나와 우승이라도 할 경우 골퍼들의 골프백에는 십중팔구 새 클럽이 자리하기 십상이다. '골프 클럽은 어른들의 장난감'이라는 말도 있다.

세계 최고의 골퍼인 타이거 우즈(미국·사진)도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자기 돈을 쓰는 대신 엄청난 돈을 받아가며 클럽을 바꾼다는 게 일반 골퍼들과 다른 점이다.

최근 미국 언론은 '우즈가 과연 언제쯤 아이언을 바꿀 것인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주 열린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바이런넬슨 클래식에서 자신의 스폰서 회사인 나이키가 제작한 아이언을 테스트삼아 들고 나왔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올 상반기에 드라이버 등 우드를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클럽 시장에 뛰어들었다. 아이언도 만들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데이비드 듀발만 사용하고 있다.

우즈는 이 대회에서 4라운드 합계 10언더파 2백70타로 3위에 오른 뒤 "이번 대회에서 시험삼아 새 클럽을 사용해 봤다. 헤드는 듀발이 사용하고 있는 것과 똑같지만 무게 중심은 다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우즈는 또 "신제품이 완전히 마음에 들기 전까지는 아이언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덧붙였다.

골프용품상들은 그러나 "우즈가 올 시즌이 끝나기 전에 클럽을 나이키 아이언으로 바꿀 것"이라고 예상한다.

용품 사용은 별개로 돼있지만 우즈는 2000년 나이키사와 5년간 1억달러(약 1천3백억원)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전속계약을 체결한 바 있고, 게다가 이미 나이키에서 만든 드라이버와 골프공을 사용하고 있는 터라 굳이 아이언이라 해서 못바꿀 이유도 없기 때문이다.

1996년 프로행을 선언했을 때 일제 미즈노 아이언을 썼던 우즈는 이듬해 타이틀리스트사와 용품 사용계약을 하고 클럽을 바꾼 뒤 지금까지 사용해 오고 있다.

우즈는 이와는 별도로 감나무로 만든 3번 우드와 벤 호건이 썼던 아펙스 4번 아이언도 수시로 사용한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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