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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에서 한국전쟁 사진전 연 정인용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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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전을 찾은 재향군인회 미 서부지회 임원들이 정인용군(왼쪽)을 격려하고 있다.

미국에 유학 중인 고교생이 최근 한국전쟁을 주제로 한 교내 사진전을 열어 화제다. 캘리포니아주 LA 인근의 사립고 페어몬트 프렙 아카데미에 재학 중인 정인용(11년·한국 고2)군이 그 주인공. 정군이 회장을 맡고 있는 사진 동아리는 지난 11일 교내 극장에서 한국전 당시 사진들과 참전용사 3명의 사진·인터뷰 내용을 전시했다.

정군은 “친구들이 한국전쟁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이 안타까워 사진전 주제로 삼자고 동아리 친구들을 설득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전시회는 정군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 행사였다. 인터뷰 대상 참전용사 세 명 가운데 한 명이 바로 정군의 조부 정성택씨였기 때문이다. 육군 대위로 예편해 화랑무공훈장을 수훈한 정씨는 평소 정군에게 참전 당시 이야기를 자주 들려줬다고 한다. 정군은 “할아버지가 1년 전 뇌출혈로 쓰러지셨다”며 “더 늦기 전에 자랑스러운 할아버지가 목숨을 걸고 싸웠던 그 전쟁을 알리고 싶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정군은 서울 자택과 청주의 노인전문병원을 여러 차례 오간 부친 정태우씨 덕에 할아버지와의 인터뷰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렇게 준비된 전시회는 다른 문화권 학생들과 교사들에게도 호평을 받았다. 정군은 “친구·선생님의 반응이 좋아 기쁘다”며 “앞으로도 한국전쟁과 할아버지를 더 많은 이들에게 기억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임상환 미국 LA중앙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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