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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38>제101화 우리서로 섬기며살자: 37.예배는 축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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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973년 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전도대회는 많은 사람을 교회로 끌어들였다. 수원중앙침례교회의 경우 당시 2백명이던 성인 신자가 6개월 만에 4백명으로 늘어났다. 이제 일요 예배를 두 차례로 나눠 올려야 했다. 그래도 교인은 자꾸 늘어 더 이상 교인을 수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래서 84년 다시 지은 성전이 현재의 건물이다. 그후에도 조금씩 증축하고 주변 건물들을 매입해 사용하고 있는데, 그래도 교회가 좁아 지금은 일요 예배가 5회 열린다.

80년부터는 오전 11시 예배를 외국인을 위한 시간으로 정하고 있으며, 영어 통역을 아내 트루디가 맡고 있다. 나는 청소년 선교를 위해 기독회관을 지을 때는 미국에 건너가 대대적인 모금을 펼쳤지만 교회는 순수 교인들의 힘으로만 지었다.

돈이 떨어지면 얼마 동안 공사를 멈추었다가 다시 돈이 생기면 짓는 식이었다. 우리가 예배를 드릴 공간은 우리의 힘으로 지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건물을 짓는 동안에는 5백m 떨어진 기독회관 체육관에서 예배를 드렸다.

그래도 나는 헌금을 강조하지는 않았다. 헌금을 걷기 위한 특별부흥집회도 물론 열지 않았다. 모두가 자기 힘닿는 한에서 최선을 다할 뿐이었다. 교인들의 정성이 골고루 들어갔기 때문에 교인들이 우리 교회를 더 소중하게 여긴다고 믿고 있다.

나는 교회 다니는 일이 즐거워야한다는 것을 목회철학으로 삼고 있다. 예배야말로 축제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축제 분위기로 일주일 동안 세파에 시달린 교인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 넣어주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진정한 예배가 아닐까. 예배를 축제로 만드는 데는 찬양이 필수다.

우리 교회 음악국엔 송금섭 음악 목사 등 6명의 음악 전도사가 시무하고 있는데, 전문 음악 사역자가 7명이나 있는 교회는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찾기 힘들다. 송금섭 목사는 미국 남침례교 신학대학원에서 교회음악과 신학을 전공했으며, 다른 음악사역자들도 신학과 음악을 동시에 전공했다.

우리 교회엔 장년부 성가대 4개와 여성성가대 2개, 어린이 합창단 3개뿐 아니라 '교구'별로 별도 성가대가 있다. 오케스트라와 관악앙상블, 경배 찬양단, 5개의 중창단까지 합치면 교회에서 음악으로 봉사하는 사람은 1천1백여명에 이른다.

수원중앙침례교회의 음악 예배는 이 분야에 관심이 많은 교회, 그리고 침례교신학대학을 비롯한 여러 신학대학에서 종교음악 관련 견학 코스로 잡고 있다. 아예 우리 교회 예배 참관을 수업으로 삼는 학과까지 있다.

설교와 성가가 하나 되어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는 예배를 드리기 위해 나는 매주 화요일에 지휘자에게 설교 내용을 전달한다. 찬양대가 부르는 성가뿐 아니라 예배시간에 대중이 함께 부르는 찬송가도 설교와 연계하여 선곡된다. 예배 시작부터 마칠 때까지 모든 순서가 찬양으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교회는 93년부터 본격적인 음악예배를 드렸는데, 그때부터 실제로 교인들이 많이 늘어났다.

96년 설날을 한 주 앞두고 주일 낮예배에 참석한 교인 5천명에게 1만원씩 나눠준 일이 있다. 그날 설교 제목은 '달란트의 비유'였다. 주인이 종들에게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를 남겨주고 타국으로 떠난 뒤 나중에 돌아와서 결과가 좋은 종을 칭찬한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교인들에게 1만원으로 6주간 장사를 하여 번 돈으로 구제와 선교에 쓰자고 제의했다. 아울러 경험담을 써오라는 숙제를 냈다. 우리 부부는 1만원으로 바나나 파이를 만들어 팔아 1백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6주 후 5천만원은 1억원이 되었고, 우리 교인 모두가 즐거운 체험을 하였다. 그 경험담을 모아 펴낸 책이 『전 교인에게 만원씩 주었더니』(나침반)이다.

나는 교인들에게 성경말씀을 강조하고 설교도 철저히 성경 중심으로 한다. 기복적인 기도는 가능한한 배제한다. 또 십일조를 강조하지 않는다. 십일조는 예수를 잘 믿게 되면 저절로 내는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매년 추수감사절에는 소년소녀가장·환경미화원·전투경찰·외국인 노동자 등 1천여명을 초청해 축제를 벌이고 선물을 전달한다. 2층 예배실까지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일요 예배 때면 휠체어를 탄 교인들이 대거 몰려드는 것도 우리 교회의 아름다운 풍경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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