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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 중 급여 적립해 장학금 지급 이대 이광옥 교수 등 5천만~1억원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정년까지 일할 수 있게 해 준 모교와 제자들에게 보답하고 싶습니다."

이화여대 교수들이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기 위해 퇴임 때까지 급여 중 일정액을 적립하는 방식으로 장학기금을 마련하고 있다.

이대 간호학과 이광옥 (光玉·63) 교수 등 여섯명은 지난해 12월 '아름다운 은퇴를 준비하는 모임'을 결성했다. 이들은 각자 5천만~1억원씩 약정해 남은 재직기간에 따라 매달 급여에서 30만~1백만원씩을 떼내 적립한 뒤 은퇴할 때 학교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 모임을 처음 구상한 사람은 1970년 이 학교에 부임해 현직 간호학과 교수 중 가장 먼저 정년을 맞게 되는 교수였다.

"멀게만 느껴지던 은퇴가 불과 2년여 앞으로 다가오자 후학들을 위해 뜻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처음엔 퇴직금을 장학금으로 학교에 기부할 생각도 했지만 혼자로는 역부족이어서 다른 분들께 지혜를 구했지요."

기업 등 외부의 도움이 아닌 교수들의 손으로 직접 장학기금을 마련해보자는 교수의 이같은 제안에 동료 교수 다섯명은 적극 호응했고 모임은 빠르게 구성됐다.

이들은 현재의 구성원들이 퇴임하더라도 꾸준히 새로운 교수들을 회원으로 받아들여 모임을 존속시키고 기금도 늘려나갈 방침이다.

교수는 "내년 한국 간호교육 1백주년을 맞아 우수한 간호학 꿈나무를 키우려는 노력의 결실로 첫 수혜자가 나왔으면 한다"며 "장학생들이 받은 사랑을 다시 베풀어 우리의 정신을 이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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