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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업체 AS에 너무 소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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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3년 전 가구업체로는 꽤 지명도가 높은 유명 업체에서 소파를 구입했다. 다소 비싼 듯했지만 디자인이 맘에 들어 선뜻 샀다. 그런데 6개월이 지난 뒤 소파가 점점 밑으로 가라앉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아주 심하게 내려앉아 애프터서비스를 요청했다.

놀라운 것은 가구업체에서 나온 직원의 반응이었다. "애프터서비스는 1년 이내에만 무상수리가 가능하다"는 말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뒤이어 하는 말이 "한국 제품은 3~4년만 쓰면 대부분 다 이렇다. 돈 들여 고치는 것보다 버리는 편이 낫다"고 하는 것이었다. 디자인도 맘에 들고 깨끗하게 사용해 외장도 멀쩡한 소파를 아무 거리낌없이 버리라고 말하는 직원을 보니 그 회사에 대해 좋은 감정이 들 리 없었다. 자신이 회사 사주가 아니라 하더라도 불량품을 판 데 대해 최소한 미안함이나 사과가 있어야 도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니 더욱 불쾌해졌다. 더욱 실망스러운 것은 회사의 방침이라며 출장비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회사와 직원의 태도가 실망스러워 출장비를 주지 않았다.

대신 중고 수리업체에 맡겨 튼튼하게 고쳐서 잘 쓰고 있다. 자칫하면 버려질 뻔했던 소파가 거듭난 모습을 보면 흐뭇하다. 그 일이 있은 후 나는 집 근처에 커다란 매장을 꾸며 놓고 연일 광고지를 뿌려 대는 그 회사에 더 이상 관심을 두지 않게 됐다.

김인성.경기도 성남시 분당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