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의학상 수상자 8년내 나올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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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이번에 대한의사협회가 선정한 의학자 스무명은 현재 노벨상에 근접한 분들입니다. 국제 학계에서 적절한 평가만 이뤄진다면 2010년 이전에 수상자가 나오리라고 봅니다."

20인의 우수 의학자 선정 작업을 주도한 대한의사협회 종합학술대회 김진규 사무총장(서울대의대 교수)은 한국인 의학자들이 노벨 생리의학상을 타는 것은 결코 꿈이 아닌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탈락자의 반발을 무릅쓰면서까지 선정을 강행한 이유는 잘 하는 사람을 가려내 격려하기 위해서입니다. 지난해 8월부터 포항공대 신희섭 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심사위원들이 국내외 자문을 거치는 등 공정하고 객관적인 평가작업을 해왔습니다."

국제 학회지에 발표한 논문 등 연구 업적만이 반영됐을 뿐 출신학교 안배 등 학문외적 고려는 배제했다는 설명이다. 실제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한 곳에서만 김종성·고재영 교수가 선정된 것이 대표적 사례라는 것.

의사가 아닌 분야는 물론 한국과 미국의 국적에도 차별을 두지 않았다.

선정자 중엔 의사가 아닌 분자 생물학자가 열명이나 되고 미국 국적을 가진 의학자도 여덟명이나 포함됐다.

의협은 4일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 종합학술대회에서 이들에게 상패를 수여하고 롤프 진커나겔 등 3명의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을 초청해 강연회를 연다.

"지난번 의료대란 이후 환자와 의사 간 불신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그러나 국민과 함께 하는 의사가 되지 않으면 의사의 미래는 없습니다."

지금까지 교수들의 학술모임으로 일관됐던 의협 종합학술대회가 20인 의 의학자 선정 외에 자선음악회·건강달리기·의학도서박람회 등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탈바꿈하는 것도 이같은 의식전환 때문이다.

그는 또 "의대를 나와 의사가 되면 환자를 보고 돈을 벌기만 하면 된다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의사들이 진료 못지않게 연구에 몰두해 의학발전에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의미에서 이번에 선정된 20인의 우수 의학자는 의대생 등 후학들의 교육을 위해 바람직한 사표(師表)가 될 수 있다는 게 金사무총장의 생각이다.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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