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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매니저 홍걸·崔씨 사진 보고 "맞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김홍걸씨가 최성규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과 함께 골프를 친 팔로스버디스 골프클럽은 金씨의 집이 있는 LA 인근 고급주택가 팔로스버디스에 위치해 있다.

평일에는 비회원도 플레이가 가능한 준회원제 성격(Semi-private)으로 운영되며, 태평양 연안에 위치해 경관이 빼어난 곳이다.

김홍걸씨 집에서 자동차로 15분, LA 시내에서는 한시간 정도 걸린다.

이들의 티오프 시간은 지난달 25일 오후 1시48분(현지시간).

이들은 모두 'Kim'이란 이름으로 경기자 명단(Playing Sheet)에 이름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골프 클럽 매니저 제프리 영(37)은 "모두 비회원이었고, 한명은 팔로스버디스 거주자(resident)였지만 나머지 세명은 팔로스버디스에 살지 않는 사람(non-resident)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가 김홍걸씨의 사진을 보여주자 "팔로스버디스 거주자가 이 사람"이라면서 "(일행 중) 가장 높은 사람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자가 내민 최성규씨의 사진을 보고는 "비거주자 세 사람 중 한명이었다"고 확인했다.

그는 "거주자와 비거주자의 그린피(골프장 이용료)가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거주자라고 밝힌 사람의 주소만 그의 자동차 운전면허증을 통해 확인했다"며 "이들의 이름은 불러주는 대로 성만 적어놓았다"고 밝혔다.

이 클럽은 거주자에게는 주중 65달러(주말 75달러)의 그린피를, 비거주자에게는 2백5달러의 그린피를 받고 있다.

이날 골프 예약은 사흘 전인 22일 LA 근교 오렌지카운티에 거주한다는 55세 가량의 무기거래업자 金모씨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모든 비용을 'Korean Air'라는 글씨와 한글이 함께 적힌 자신의 비자카드로 지불했다고 영은 전했다.

영은 "한글이 중국어와 달리 간단하게 생겨서 한글인지 여부를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클럽에는 이들이 그린피와 카트 대여료로 7백23달러를 지불한 기록이 남아있었다.

영은 "이들이 그린피 외에 골프공 두 박스(한박스 12개)와 골프장갑 한개,티셔츠 등을 사서 모두 1천달러 가량을 썼다"고 말했다.

그러나 골프채는 모두 본인들이 가져온 것을 사용했다고 그는 전했다.

따라서 최성규씨의 경우 골프채는 다른 사람 것을 빌려 사용했고, 골프공과 장갑·티셔츠는 골프클럽에서 구입한 것으로 추측된다.

최성규씨는 국내에 거주 중에도 부인과 함께 평소 골프를 즐긴 것으로 남양주시 덕소에 있는 그의 아파트 이웃들이 전한 바 있다.

영은 그러나 "개인 신용거래 정보 보호"를 이유로 카드지불내역서는 보여주지 않았다.

이 골프장 부매니저 카일 쇼렌(27)은 "8년 동안 근무했지만 처음 본 사람들이었고, 2백5달러씩이나 내고 라운딩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데다, 이들이 돈 액수에 별로 구애받지 않고 쓰는 것 같아서 특별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18홀짜리인 이 골프장은 한국인들도 가끔씩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준회원제로 운영되며 비교적 한적해 보안이 지켜지는 곳이라는 점 때문에 김홍걸씨 일행이 이곳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들이 골프를 친 25일에는 다른 한국인은 한 사람도 없었던 것으로 당일 경기자 명단을 통해 확인됐다.

기자가 이곳을 찾은 지난달 29일 오후에는 골프장 주차장에 20여대의 승용차가 주차돼 있었고 한국인 남녀 한팀(4명)을 제외하곤 모두 미국인이었다.

한편 김홍걸·최성규씨와 함께 골프를 친 무기거래업자 金씨는 미국 영주권자이며, 崔모씨는 한국과 미국을 자주 오가며 사업을 벌여 현지 관련 업자들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업자들은 이들이 김홍걸씨와도 교분을 유지하고 있어 김홍걸씨를 만나러 온 최성규씨와 자연스레 연결이 됐으며, 崔씨의 잠적생활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LA=특별취재팀

최성규씨 미국 입국 행적

▶4월 19일 오전 8시50분 홍콩에서 도쿄 경유 뉴욕행 비행기 탑승, 오후 4시1분(한국시간) 기내에서 경찰청 이승재 수사국장에게 전화, 오후 3시20분 뉴욕 JFK 공항 도착 후 잠적

▶20~22일 LA로 이동(추정)

▶25일 오후 김홍걸씨 등과 골프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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