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배 프로야구 : 21경기 10호포 '헐크'송지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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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21경기만에 홈런 10개.

한화 송지만(29)의 무서운 폭발력이 세상을 놀라게 하고 있다. 송지만은 21경기를 치른 29일 현재 홈런 10개로 이 부문 단독 1위다. 7개를 때린 이승엽(삼성)·이영우(한화) 등 2위 그룹과 3개차로 여유가 있다. 게다가 한국 프로야구 20년 역사상 1990년 이만수(당시 삼성)가 19경기만에 10호 홈런을 때린 이후 두번째로 빠른 페이스다.

이 페이스는 99년 한시즌 최다홈런(54호)을 기록했던 이승엽의 4월 한달간 홈런수(7개)를 능가한다. 영양가도 만점이다. 10개 중 6개는 2점(4회), 3점(2회)홈런으로 주자가 있을 때 터졌다. 또한 승리에도 결정적인 경우가 많았다.

<표 참조>

송지만의 홈런 비결은 정확성이다. 현재 타율 0.370(81타수30안타)으로 김재현(LG·0.417)에 이어 타격 2위에 올라 있다. 안타의 3분의 1이 홈런으로 연결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정교한 타격이 홈런을 만들었다"고 분석한다. 이효봉 SBS 해설위원은 "다른 타자들보다 스윙궤적이 짧은 데다 배트 스피드가 빨라 파워의 집중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송지만의 정교함에는 땀이 스며 있다. 1m78㎝의 키는 사실 요즘 야구선수치고는 큰 편이 아니다. 송선수는 작은 체격에서 오는 파워의 열세를 끊임없는 훈련으로 극복했다. 별명이 '웨이트장의 헐크'일 정도로 근육파인 송지만은 겨울캠프에서 몸무게를 8㎏이나 빼면서 유연성까지 겸비, 방망이의 날카로움을 더했다.

또한 자기변신에도 과감했다. 올해 높아진 스트라이크존에 대비, 준비자세에서 방망이를 높이 쳐든 폼으로 바꿨으나 시즌 초반 부진하자 곧바로 오른발에 중심축을 두는, 예년의 엉거주춤한 자세로 돌아갔다.

정작 본인은 홈런왕 타이틀에 대해서는 무덤덤하다. 송지만은 "부상없이 한시즌을 보내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고 짧게 말한다.

이번주는 새로운 시험의 무대다. 30일 사직 롯데전을 시작으로 5월 3일 잠실 LG전까지 6연전이 넓은 운동장에서 치러진다. 미니구장을 넘기는 '꼬마장사'가 아닌 '천하장사'로서의 힘을 발휘할 순간이다.

김종문 기자

◇오늘의 프로야구(오후 6시30분)

SK(채병용)-LG(김민기)<잠실·경인방송·kbs스포츠)>

한화(지연규)-롯데(박지철)<사직>

두산(레스)-삼성(김진웅)<대구·sbs스포츠>

기아(김진우)-현대(토레스)<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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