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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여대생 청부 피살 확신 "유력인사 집안에 심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지난달 6일 공기총 여섯발을 머리에 맞고 숨진 채 발견된 여대생 H양 살해 용의자가 H양 가족과 원한관계에 있는 한 집안으로 압축됐다.

아직 혐의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광주경찰서는 이른바 부(富)와 권력을 모두 가진 A씨 가족을 지목하고 있다. 그 이유로 경찰은 결정적인 두가지를 들고 있다.

H양 사건 직후 베트남과 홍콩으로 각각 달아나 수배된 尹모(41)·金모(40)씨가 A씨 집안과 밀접한 관계란 점이 그 하나다.

尹씨가 A씨의 조카뻘이며, 尹씨의 동생이 지난해 A씨의 사주를 받고 H양을 미행했음이 밝혀진 것. 또 金씨는 A씨 집안에서 운영하던 유흥업소에서 일했던 적이 있다.

또 하나는 金씨가 지난해 10월 "함께 인천에서 사업을 하자"며 H양 아버지에게 접근해 납치하려 했다는 사실이다. H양 아버지는 H양 문제로 A씨 가족과 한때 송사를 벌였었다.

H양 아버지는 그때의 납치 미수사건이 이번 사건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金씨 명함을 찾아 경찰에 줬고, 경찰은 명함에 적힌 휴대전화 번호를 토대로 金씨 등을 찾아냈다.

이런 정황을 근거로 경찰은 ▶A씨나 그의 가족이 조카인 尹씨에게 H양 살해를 사주하고▶尹씨는 조직폭력배 출신 金씨를 끌어들여 살해를 모의했으며▶金씨는 알고 지내온 또 다른 金모(25·구속)씨 등을 고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지난 주말 A씨에게 자백을 권유했지만 A씨는 범행을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은 "범행 입증은 시간문제"라며 물증 확보에 총력을 쏟고 있다.

광주=정찬민·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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