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청와대 참모 자기 몸만 사려” 정정길 “참 부끄러운 일이 벌어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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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24일 국회 운영위에 출석한 정정길 대통령실장은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이 “청와대 참모들이 제대로 일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하자 고개를 숙였다.

▶박 의원=“청와대 참모들이 자기 몸만 사리고 대통령을 위해 희생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정 실장=“그런 측면이 아마 틀림없이 있었을 것이다. 당연히 반성해야 한다.”

▶박 의원=“사의를 표명했는데 전원 쇄신되는 거냐.”

▶정 실장=“인적 쇄신이 틀림없이 있다. 속도를 굉장히 빨리 하지만 진척이 기대만큼 빠르진 못하다.”

박 의원은 6·2 지방선거 후 청와대 참모들의 ‘생존경쟁’ 추문이 흘러나오는 사실도 거론했다. 모 수석실 비서관이 해당 수석 몰래 대통령에게 조직 개편과 관련해 직보했다가 내부적으로 논란이 벌어진 일 등이었다. <본지 6월 19일자 8면>

박 의원은 “대통령을 모시는 사람들이 이런 못된 짓을 해서야 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실장은 “비서관들끼리 그런 일이 있었다”고 시인한 뒤 “청와대로선 참 부끄러운 일”이라고 대답했다.

◆야, 행안위 밤샘 점거 농성=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2시35분부터 ‘밤 11시~오전 6시 심야 집회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집시법 개정안 처리에 반대해 국회 행정안전위 위원장석을 점거하고 밤샘 농성에 들어갔다. 이석현 의원이 위원장석을 차지했고 최규식·문학진·이윤석·장세환·백원우 의원이 주변을 에워쌌다. 한나라당 소속 안경률 위원장이 한나라당 간사인 김정권 의원과 상임위 운영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서였다.

전날 법안소위 표결 때 민주당 의원들은 퇴장했었다. 그런데 하루 만에 민주당의 대응이 강경 모드로 뒤바뀐 셈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10여 명이 민주당 행안위원들을 만난 사실을 거론하며 “시민단체의 눈치를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상임위 회의장 점거는 지난해 12월 국회 환경노동위의 노동법 처리 이후 6개월여 만이다.

고정애·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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