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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돌 맞은 미당·황순원문학상, 운영위원회 제도로 거듭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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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우리말 운용에 관한 한 최고의 경지에 도달했던 시인 미당 서정주(1915∼2000). 산문 미학의 한 극(極)을 보여주었던 소설가 황순원(1915∼2000).

지난달 29일 미당문학상 운영위원회 첫 번째 회의 모습. 왼쪽부터 최승호·황현산·천양희·황동규·이시영씨. [오종택 기자]

같은 해 나란히 타계한 두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고 한국문학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2001년 본지가 제정한 미당문학상과 황순원문학상이 출범 10년째를 맞아 운영위원회 제도를 도입한다. 위원의 임기가 보장된 운영위원회를 구성해 두 상의 예·본심 심사위원 선정은 물론 상의 운영과 관련된 주요 사안을 결정하도록 했다. 이는 심사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상 자체를 보다 안정적으로 꾸려나가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본지는 운영위원회 규정, 운영위원 후보 등을 놓고 연초부터 조사작업을 벌였다. 특히 대상 문인들의 문학 경향·연령대 등을 고려해 운영위원을 찾았다. 그 결과 각각 5명씩으로 이뤄진 미당문학상과 황순원문학상 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

미당문학상 운영위원은 시인 황동규·천양희·이시영·최승호씨, 문학평론가 황현산씨가 맡기로 했다. 황순원문학상 운영위원은 문학평론가 김윤식·최원식·성민엽씨, 소설가 최윤·구효서씨가 맡는다. 미당문학상 운영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황순원문학상 운영위원회는 이달 12일 각각 첫 번째 회의를 열었다. 여기서 선정된 두 문학상의 예심 심사위원들이 현재 예심작업을 진행 중이다.

12일 황순원문학상 운영위원회 첫 번째 회의가 열렸다. 왼쪽부터 최윤·김윤식·최원식·성민엽·구효서씨. [김성룡 기자]

◆운영위원회, 어떻게 운영되나=운영위원 중 1명은 각 상의 본심에 한해 심사에 참여할 수 있다. 본심 심사위원은 5명씩이다.

운영위원의 임기는 3년이다. 임기가 끝나는 2013년부터는 해마다 1명씩 교체된다. 따라서 이번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문인에 한해 길게는 7년까지 운영위원을 맡게 된다. 임기를 마쳐 생기는 빈자리는 남은 위원들이 협의해 후임자를 정하도록 했다.

운영위원의 임기를 3년으로 한 것은 상 운영의 안정을 기하면서도 빠르게 변하는 문학의 흐름을 반영하게 위한 것이다. 또 자율적으로 새 얼굴을 영입하며 일관되게 문학상을 운영할 수 있는 구조다.

운영위원회 구성에 따라 선고(選稿)심·예심·본심으로 구성됐던 기존 3심 심사체제는 폐지한다. 대신 선고심 기능을 예심으로 흡수해 예·본심 2심 체제로 전환한다. 선고심은 2~3명의 선고심 위원들이 한해 동안 일정 수준 이상의 월·계간 문예지에 발표된 모든 시·단편소설을 훑어 예심에 올릴 30편씩을 정하는 제도다. 최고의 시와 소설 한 편씩을 가리기 위한 일종의 ‘전수 조사’ 체제다. 바뀐 심사체제의 예심위원들은 앞으로 선고심 역할도 병행해 심사의 엄격함을 유지한다.

동국대 국어교육과 윤재웅 교수는 “미당, 황순원 두 문인을 기리는 중앙일보의 문학상 제도가 그야말로 최고의 작품을 뽑을 수 있는 체제로 재탄생하게 된 것 같다”며 운영위원회 구성을 환영했다. 윤 교수는 또 “문단의 중진 이상 원로가 젊은 예·본심 심사위원을 뽑도록 해 노·소장 조화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미당문학상 운영위원으로 참여하는 이시영 시인은 “어떤 문학상이든 객관적이고 주체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운영위원회가 있어야 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당·황순원문학상은 LG그룹, 중앙 m&b가 후원한다.

글=신준봉 기자
사진=오종택·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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