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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은…] 청년의 힘으로 한·중·일 새 시대 열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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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예부터 이웃나라인 일본을 문화의 빛으로 비춰준 것은 다름아닌 한국이었다. 그 은혜와 우정을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께 들어왔던 나는 한국을 ‘문화대은(文化大恩)의 나라’로 생각해 왔다. 잊을 수 없는 사자후(獅子吼)가 있다. ‘진정한 세계 평화가 우리나라로부터, 우리나라에 의해 세계 속에 실현될 수 있도록 기원하고 있다’는 김구 선생의 뜨거운 마음이다. 김구 선생은 높은 ‘문화의 힘’으로 다른 나라도 행복하게 하면서 세계를 평화의 길로 견인하는 삶을 사셨다. 이런 평화의 문화사조야말로 21세기의 인류가 추구해야 할 지표가 아닐까.

상호의존이 깊어지는 글로벌 시대에 ‘자국에만 유리하면’이라는 사고방식은 용서받을 수 없다. 한 나라만의 번영도 안위도 절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평화의 문화’를 넓혀나가는 확실한 힘은 끈질긴 대화다. “한 번으로 모든 것을 바꿀 수 없다. 하지만 조금의 진전은 볼 수 있다. 이것은 보다 많은 발전과 연결된다. 이를 위해서는 성실하고 지속적인 대화가 필요하다”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신조에 동감한다. 한국전쟁 때 소년기를 보낸 많은 분이 지금 세계 평화를 위해 선봉에 서 있다. 고난을 겪을수록 위대한 힘이 발휘돼 새로운 역사를 창조한다. 이것이 한국의 불요불굴(不撓不屈)의 전통정신이다. 친구인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도 한국 민중의 ‘저력’에 감복한 사람 중 한 명이다.

지금은 한국과 중국, 일본 세 나라의 경제 규모가 미국을 넘어서고 있다. 경제적인 것뿐 아니라 세 나라가 더욱 더 돈독한 관계를 맺어간다면 인류의 미래를 안정과 번영의 길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와 대담을 나눈 토인비 박사는 “사람들이 난관에 맞서겠다고 굳게 결심하면 역사를 만들 수 있는 최고의 힘이 나온다”고 말했다. 나는 특히 청년의 마음이 지닌 무궁한 힘을 확신한다. 한국전쟁 후 60년, 한·중·일 청년이 손을 잡고 평화와 우정과 창조의 꽃을 아름다운 무궁화와 같이 피워나가기를 기원한다.

이케다 다이사쿠 SGI(국제창가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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