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하고픈 일 정하고 저축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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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52면

이제 곧 5월이야. 5월은 소중한 날이 참 많아. 5일은 신나는 어린이날이고 8일은 어버이날, 15일은 스승의 날이잖아. 저런! 벌써 어린이날에 받을 선물 목록을 다 짜뒀다고? 물론 네가 원하던 선물을 받으면 좋기는 하겠지. 하지만 그건 어쩐지 조금 시시하지 않니? 우리, 이번 어린이날에는 그런 것말고 조금 더 독특하고 의미 있는 선물을 부모님께 제안하면 어떨까?

아줌마는 오늘 네게 '꿈에 대한 투자'를 선물로 제안하고 싶어.

일단 네가 내년 이 맘 때 갖고 싶은 물건이나 하고 싶은 일을 먼저 정하는 거야. 그 다음 그것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비용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보는 거지. 만약 게임 CD 한 장만 구입한다면 약 3만~4만원이면 될 거고, 할머니·할아버지를 모시고 놀이공원에서 하루 놀고 싶다면 최소한 10만원은 있어야 하겠지.

이렇게 예산이 정해지고 나면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이제부터 하루에 얼마씩 저축해야하는지 계산해 보는 거야.

1년이 3백65일이니까 3만~4만원이라면 하루에 백원씩, 10만원이라면 하루 삼백원씩만 꾸준히 저축하면 되겠네. 백원, 삼백원은 아주 작고 우스운 돈일 수도 있지만 매일 매일 모이면 결국 네가 하고싶은 일을 이루는 목돈이 되는 거야.

스스로 모은 그 돈으로 내년 이맘때 원하던 일을 한다고 상상해보렴! 그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거야. 부모님께 졸라서 선물을 받아내는 것과는 비교가 안 돼. 그리고 네가 이런 작은 경험과 습관들을 쌓아간다면 이담에 커서 어른이 되면 더 큰 꿈을 위해 더 오랜 기간도 저축하고 노력할 수 있게 될거야.

비록 아주 작은 것일지라도 늘 꿈을 품고, 또 그 꿈을 위해서 매일 매일 투자하는 사람은 늘 행복하단다. 원래 꿈이란 이루는 것 못지 않게 노력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더 행복한 법이거든. 자, 그럼 이제 내년 5월 네가 이루고싶은 꿈의 투자계획을 세우고 부모님의 협조를 선물로 요청해볼까?

네 꿈 말고 가족이나 주변 어려운 친구의 작은 꿈을 위해서 저축하는 것도 좋아.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랑에 투자해서 스스로가 더 큰 사람이 되는 일이야말로 가장 멋진 투자거든.

배순영 박사<한국소비자보호원 소비생활연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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