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으로 허공에 '인터넷 연결'이라고 쓰자 팔찌처럼 차고 다니는 개인휴대단말기(PDA)가 인터넷에 연결한다. 이어 나타나는 인터넷 검색창은 안경 형태의 화면을 통해 허공에 10인치 정도의 크기로 보인다. 손가락으로 허공 중의 검색창을 클릭한 뒤 '114 안내'라는 글자를 쓰면, KT의 114안내 홈페이지로 이동한다. 팔찌형 PDA는 말로 지시해도 작동하지만, 회의 중이거나 말을 하기 어려울 땐 이처럼 손가락으로도 작동시킬 수 있다."
과학기술부의 프런티어 연구사업인 지능형마이크로시스템사업단(www.microsystem.re.kr)이 2010년까지 개발하려는 미래형 PDA를 그려본 것이다.
이같은 만능 PDA를 가능케 할 기술들의 윤곽이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마이크로사업단은 최근 ▶가상화면은 종이같이 잘 휘거나 접혀지는 광학수정(포토닉 크리스털)으로 하고▶배터리는 초소형 연료전지로▶전자회로는 옷감같이 모양을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기판을 사용하기로 하고 관련 연구과제를 확정했다.
이런 기술들이 만들 만능 PDA는 어떻게 작동할까.
◇허공이 키보드=손가락에 낄 수 있는 반지 형태의 동작 인식 센서가 핵심이다.
평범한 반지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손가락의 움직임을 알아채는 가속도센서·관성센서가 들어 있다.
'인터넷'이라는 글자를 허공 한 곳에 엎어 써도 PDA 본체에 전달될 때는 각각의 글자로 전달된다.
위·아래·왼쪽·오른쪽·앞·뒤·회전 등 각 방향의 움직임을 그대로 팔찌 형태의 PDA 본체로 무선으로 전달한다.
PDA 본체는 그 움직임이 어떤 글자인지, 헛 동작인지를 파악해 저장하거나 명령을 처리한다.
◇안경 겸용 화면=광학 수정인 포토닉크리스털은 반사하거나 통과하는 빛의 양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이런 특성을 활용하면 평소에는 안경으로, PDA 화면으로 쓸 때는 안경식 화면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변신은 전기로 조정한다.
난시·원시 겸용인 다초점 안경처럼 안경의 일부분에만 PDA용 화면처리를 할 수도 있다.
그래야 걸어가면서도 PDA를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밥'만 주면 반영구적인 연료전지=와이셔츠 단추 크기의 연료전지는 가스라이터에 가스를 넣어주듯 연료만 넣어주면 몇년이고 쓴다. 연료는 알콜이나 액체수소다.
이 연료전지는 초소형으로 만들어 동작인식센서, 팔찌형 본체, 안경식 화면 등에 사용한다.
연료전지는 알콜이나 수소로 전기를 생산한다.
◇팔찌형 본체=컴퓨터로 치면 본체다. 동작인식센서·안경식 화면 등과 무선으로 연결돼 있다.
이 속에는 중앙처리장치·무선 송수신장치 등 컴퓨터 본체처럼 온갖 기능의 부품이 깨알처럼 작게 만들어져 들어간다.
박방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