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車 사상최고 순익 낼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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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주요 기업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훨씬 좋게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순익이 지난해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나 실속있는 장사를 한 것으로 분석된다. 동원증권이 1백 개 상장·등록기업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무려 1백 17% 늘어났다. 이는 물론 기업들이 장사를 잘한 덕이기도 하지만 환율·주가 상승 등 주변 요인들도 보탬이 됐다.

주변 요인은 대략 3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우선 이자비용이 큰 폭으로 줄었다.상장사 전체의 부채는 2000년말 1백39조원에서 지난해 말 1백18조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2분기 이후 저금리 체제로 접어들면서 기업이 금융 부담을 많이 덜 수 있었다. 또 외환위기 직후인 1998~99년에 발행된 고율의 회사채는 지난해 말까지 대부분 상환됐다.

둘째는 지난해 1분기에 비해 환차손이 대거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2000년말 당시 1 달러 당 환율은 1천2백60원에서 지난해 3월말에는 1천3백27원으로 67원 가량 올랐다. 당시 달러 표시 부채를 많이 갔고 있던 대한항공·한국전력 등은 막대한 환차손을 입었다. 반면 지난해 말과 올 1분기 중에는 환율 변화 폭이 미미했다. 겨우 10원 가량 올랐을 뿐이다. 이로 인해 환차손이 많이 발생하지 않았다.

셋째는 주가 상승으로 보유 유가증권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자회사 출자 지분 또는 단순 투자목적으로 보유 중인 주식값이 올라가면 영업이익에는 반영되지 않지만 순이익에는 포함된다.

이런 여건에서 국내외 경기 회복에 따라 내수·수출이 점차 호조를 보이자 순익이 대폭 늘어난 것이다.

실제 동원증권 분석에 따르면 다음커뮤니케이션·씨엔씨엔터·CJ39쇼핑·LG홈쇼핑·휴맥스 등 코스닥 업체들의 순익 증가폭이 비약적으로 확대됐다. 이중 특히 CJ39쇼핑과 LG홈쇼핑은 순이익 증가율 뿐만 아니라 매출액 증가율도 조사대상 업체 가운데 상위 권에 포진됐다.

<표 참조>

현대자동차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당초 현대차는 지난해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던 터라 올 1분기에는 실적이 다소 둔화 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내수 및 수출 호조로 올 1분기에도 사상최고 실적 경신이 유력해보인다. 이런 기대감 덕분에 현대차는 연일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대우증권 장충린 수석연구위원은 "올들어 내수가 늘고 해외수출이 잘되면서 매출은 최소 20% 이상, 영업이익은 30~40%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삼성전자도 괄목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동원증권은 1분기 삼성의 순익을 1조7천2백억원으로 추정했지만 2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분석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실적 발표 시즌에는 주가가 철저하게 실적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주요 기업의 성적표를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동원증권 강성모 투자분석팀장은 "당분간 실적에 따른 주가 차별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실적이 개선된 종목만이 시장평균 수익률을 웃돌 뿐 나머지 종목들은 소외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희성·하재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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