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세컨드' 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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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집집마다 TV는 1.5대, 냉장고는 1대꼴로 가전제품시장은 이미 꽉 찼다.

이에 가전사들마다 집에 있더라도 하나 더 쓰는 '1가구 2가전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세컨드 가전'내놓기 경쟁에 들어갔다.

세컨드 가전의 히트상품은 김치냉장고다. 이에 따른 업체간 신경전도 치열해 만도공조와 삼성전자는 최근 안에 들어가는 김치통 뚜껑을 투명한 재질로 바꾸고 서로 우위를 주장하고 나서며 김치통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냉장고와 김치냉장고를 함께 쓰는 가정은 지난해 20%에 달했다. 올해는 김치냉장고 판매량이 1백50만대로 일반냉장고(1백31만대 예상)를 앞지를 전망이다.

각종 기능형 냉장고도 뒤를 잇고 있다. 대우전자는 반찬만 따로 보관하는 반찬냉장고를 빌트인 방식과 식탁 한켠에 두고 쓰는 식탁용으로 출시했다. GE가 와인냉장고를 선보였고, 삼성전자도 곧 와인냉장고를 내놓는다고 한다.

LG전자·삼성전자가 세컨드시장의 승부처로 삼고 있는 신규시장은 LCD-TV다. LG전자는 아날로그 세컨드 TV브랜드인 네띠의 우세를 LCD TV까지 연장하겠다고 주장한다. 집안에서 들고 다니면서 볼 수 있는 가볍고 얇은 고화질 디지털 TV라는 점에서 '거실에는 PDP, 그밖의 공간에선 LCD TV'라는 컨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삼성도 15~40인치대의 LCD-TV로 맞서고 있다.

이밖에 기존 세탁기 옆에 두고 쓸 수 있는 소형 삶기 전용세탁기, 3~6인용 소형밥솥, 침실용 액자형 에어컨 등도 모두 세컨드 시장을 노린 상품들이다.

LG전자 노환용 상무는 "세컨드 상품은 눈길 끄는 디자인과 소비자가 기존제품에서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기능을 제대로 잡아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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