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쌀 개방 잠정 합의 내용과 문제점] 협상 주역'제네바 인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스위스 제네바에는 199개 국제기구가 자리잡고 있다. 유엔 유럽사무소를 비롯해 세계무역기구(WTO).국제노동기구(ILO).세계보건기구(WHO).국제적십자본부 등이 있다. 국제기구에 근무하는 사람만 1만여명에 이른다.

그러나 여기서 일하는 한국인은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직원을 포함해 많을 때도 30여명뿐이다. 이들은 함께 등산하거나 식사하는 일이 잦다. 이렇게 형성된 '제네바 인맥'이 쌀협상을 이끌고 있다. 이명수 농림부 차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이재길 DDA 협상담당대사는 모두 비슷한 시기에 제네바에 근무해 가깝게 지내는 사이다.

지난 10월 발탁된 이 차관은 1998년부터 2001년 6월까지 제네바대표부 농무참사관을 지낸 농정 전문가다. 농림부 최고의 통상전문가다.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등 굵직굵직한 대외 협상에 빠짐없이 참여했다. 지난 7월 45세로 통상교섭 사령탑에 오른 김 본부장은 99년부터 2003년 5월까지 WTO사무국 분쟁해결상소기구 법률자문관 등으로 활동했다. 그는 농림부 장관과 함께 쌀협상을 총괄하고 있다.

쌀 수출국들과의 협상에 직접 나섰던 이 대사도 99년부터 2002년 3월까지 제네바대표부 차석대사를 지냈다. 행시 출신(10회)으로 옛 재무부.상공부를 거쳐 여러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청와대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경제통상외교 강화 방침에 따라 발탁된 정우성 외교보좌관이 80년대 초반 제네바에서 1등서기관을 거쳤다. WTO와 실무협의를 맡는 윤강현 외교부 세계무역기구과장 역시 제네바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외교부.농림부 등에서 30여명의 직원이 파견 나가 있는 제네바 대표부(대사 최혁)는 쌀협상의 최전선이다. 여러 나라 대표들이 주재하므로 매일매일 동시다발로 협상이 열린다.

허귀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