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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행사 꼭 참석, 블로그 홍보 … 입소문 나니 단체 손님이 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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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글=안혜리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기자

[일러스트=강일구]

대형 음식점이라면 규모가 큰 음식점은 단체 고객 유치전략이 필수다. 큰 매장일수록 단체 손님을 통해 매출을 최대한 올려야 인건비·임대료 등 고정비 비중을 낮출 수 있다. 단체 고객은 비수기 매출을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경기도 수원시 농업진흥청 앞 대로변의 추어탕 전문점 송담추어탕(www.songdam.co.kr). 260㎡(약 80평) 규모의 매장은 한 번에 130명을 유치할 수 있다.

사장 박민철(45)씨는 지역사회 명사다. 상권 내 직장인 행사는 물론이고 각종 노인 관련 행사, 종교활동 등에 언제나 참여한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하루 고객 400여 명 중 100여 명이 단체 고객일 정도다. 박씨는 우선 노인층을 타깃으로 했다. 식당 인근에 노인복지회관·경로당 등 노인들 모이는 곳이 많다는 점에 착안, 2003년 개점 때부터 65세 이상 고객에게는 추어탕 가격을 2000원 할인한 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또 단체 고객은 보통 2층에 자리를 주지만 노인들은 주로 1층에 단체석을 마련했다. 현재 노인 고객이 전체의 30%를 차지한다. 수원시는 박씨 가게에 ‘효도업소’ 간판을 달아주기도 했다. 또 20인 이상 승차할 수 있는 승합차를 갖추고 고객이 부르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고 한다.

박씨는 단체 고객 유치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맛과 서비스라고 강조한다. 단체 고객은 몇 사람만 불평해도 다시 오지 않는 경향이 있어 단체 손님 모두를 만족시키려면 맛·서비스 면에서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작은 점포라면 대형 점포만 단체 고객을 유치하는 건 아니다. 작은 매장도 얼마든지 단체 고객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치킨점이나 도시락 전문점 등이다. 특히 손님이 붐비는 시간을 피해 야외 행사용으로 테이크아웃 단체 주문을 받으면 비수기 매출을 올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인천 옥련초등학교 앞에서 43㎡(13평) 규모로 땡큐맘치킨(www.tkmomck.com)을 운영하는 최진국(50)씨는 일주일에 2~3번씩 들어오는 단체 주문 덕분에 든든하다. 이곳은 작은 용기에 닭요리를 담아 파는 3000원짜리 ‘컵 치킨’이 주요 품목. 최씨는 “학생들 간식용으로 학부모들이 컵 치킨을 단체 주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많게는 200개씩 주문도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 단체 간식을 유치하려면 청결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귀띔한다. 주부들이 주고객층인 만큼 ‘아이에게 먹이고 싶은 간식’이라는 인식을 심어 줘야 하기 때문이다. 청결에 대해 의문을 품는 고객에게 치킨이 조리되는 과정을 고스란히 시연한 적도 있다. 앞치마·유니폼·조리모 착용은 기본이고, 당일 세탁을 위해 3~4벌의 여벌을 준비해둔다. 최씨가 매장을 초등학교 옆 정문에 차린 것도 처음부터 단체 주문을 염두에 둔 것이다. 전날 단체 주문이 들어오면 평소보다 1~2시간 일찍 문을 연다. 순살 치킨 30마리를 구워서 200개의 통에 나눠 담는 데 2시간 정도가 걸린다.  

아이템 독특하다면 아이템이 독특하다면 외국인 관광객을 단체로 유치할 수 있다. 인천 부평에 있는 케이크 DIY숍 단하나케이크(www.cakedan.com)에는 매달 수백 명의 외국인이 방문한다. 동남아 관광객들 사이에 케이크를 손수 만들 수 있는 특별한 매장이라는 점이 알려져 관광코스로 자리 잡은 것이다. 1인당 1만5000원을 받는데 대개 50~100명이 단체로 방문하기 때문에 한 번에 75만~150만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외국인 방문 시간은 비교적 한산한 오전 9~11시, 오후 1~3시 등 평소 매출이 부진한 시간으로 유도하고 있다.

이곳이 여행사 눈에 띄게 된 계기는 개인 블로거가 올린 게시물이었다. 그러나 사실 이 역시 치밀한 전략이었다. 본사 박성민 사장은 고객들이 매장을 블로그를 통해 알리도록 사진 전송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펼쳤다. 예컨대 매장마다 성능 좋은 디지털카메라를 비치하고, 찍은 사진을 현장에서 전송하는 서비스를 했다. 그 덕분에 지난 5월 한 달 동안 고객이 올린 블로그 게재 글이 40~50건에 달한다. 박 사장은 “고객들이 매장 마케팅에 이용당하는 게 아니라 서비스를 받는다고 자연스럽게 인식해야 한다”며 “강요하지 않아도 감수성이 예민한 10대 여학생들은 완성된 케이크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 저절로 홍보가 된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주부들은 동네 여론을 좌우하는 중요 고객이다. 또 입소문이 빨라 단체 고객 유치에도 효과적이다. 영어키즈카페 키즈리퍼블릭(www.kidsrep.co.kr)은 처음부터 이 점을 노렸다. 2007년 첫 매장을 연 이후 1년간 경품이 걸린 영어 발표회를 자주 열어 방문을 유도했다. 발표회 직후 참석한 주부들에게 커피와 다과를 대접하면서 모임을 할 수 있는 단체룸을 적극 홍보했다. 아이들에게 원어민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동시에 엄마들은 수다 떨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알려 현재 단체룸에선 생일파티는 물론 다양한 모임이 이뤄진다.

오피스타운 주변이라면 사무실이 많은 오피스타운 주변 음식점이라면 직장인 단체 고객을 빼고는 매출을 올리기 어렵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체인인 보나베띠(www.5wine.net)는 단체 손님을 위한 공간을 별도로 마련해 직장인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단체 회식 고객의 객단가는 일반 고객(3만원)보다 훨씬 높은 4만~6만원대인 데다 값비싼 와인 주문도 많기 때문이다. 저녁 단체 고객 유치를 위해 낮시간에는 가격을 30%가량 저렴하게 제공하거나 무료 쿠폰을 주기도 한다. 또 단체 고객에게는 와인강좌를 해주기도 하고, 와인 인식기를 이용해 ‘와인 정보’를 출력해주는 서비스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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