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곳 스매싱으로 세계를 발 아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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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쇼트트랙의 김동성과 여자골프 박세리가 국내를 떠들썩하게 했던 지난 8일 이현일(한체대·사진)은 대한배드민턴협회 직원 몇 사람의 환영 속에 조용히 귀국했다.

'불모지' 남자단식의 새 희망 이현일(세계랭킹 8위)은 지난 7일 일본오픈 배드민턴 대회 남자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인 시아수안제(중국)를 꺾고 우승,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급 대회 남자단식 우승자가 됐다.

귀국과 동시에 태릉선수촌으로 들어가 다음달 세계선수권대회(5월 9~19일·중국 광저우) 준비에 돌입한 이현일을 9일 만났다.

-결승에서 역전승을 거뒀는데.

"시아수안제는 스피드가 좋고 네트 앞 플레이에 능했다. 상대의 템포에 몰려 첫 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경기 템포를 늦춘 작전이 주효해 2세트를 따냈다. 4세트에서는 2-5까지 몰렸는데 랠리가 길어지면서 상대의 체력이 떨어졌다는 걸 알았다. 4세트를 뒤집자 5세트는 쉽게 이길 수 있었다."

-이번 대회에 자신이 있었나.

"지난해 일본 오픈 결승에서 아깝게 졌다. 경험 부족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국제대회를 여러 번 치르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사실 이번 대회에 출전하기 전 우승 욕심을 냈다."

-중국선수들은 늘 어렵지 않나.

"중국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선수들도 까다롭다. 그렇지만 시아수안제·첸홍(2위)·린단(3위)·루오이강(34위) 등 중국선수들과는 다 싸워봐서 서로 잘 안다. 이번 대회에서도 8강·준결·결승에서 중국선수를 만났지만 다 꺾었다."

-앞으로의 목표는.

"세계선수권대회(토머스컵)에서 우승하는 것이다. 3단식·2복식으로 진행되는 단체전인데 단식에서 한 게임만 따낸다면 복식 두 게임을 합쳐 우승할 수 있다. 그 다음은 9월 아시안게임 남자단식 금메달이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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