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昌 필승·필패 공방 : 달아오르는 野 경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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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이 '이회창(李會昌) 필승-필패론'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필패론은 최병렬(崔秉烈)후보가 주도했다. "이회창을 중심으로 뭉치자"고 외쳐 왔던 그는 출사표를 던진 뒤 입을 열 때마다 필패론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9일 기자 간담회에서도 李후보와 민주당 노무현 후보의 지지율 차(10~15%)를 거론하면서 "李후보로는 정권 교체가 무망(無望)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다섯가지 이유를 댔다. 첫째, 장기간 노출된 이회창 후보로선 (지지율을) 자체적으로 반등시킬 능력을 발휘하기 어렵고 둘째, 李후보가 빌라 건처럼 또 당할 위험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또 盧후보의 인기가 거품이라지만 거대한 정부·여당의 자금·조직·홍보 기술이 뒷받침되면 상당 부분 유지될 것이라고 했고, 민주당 이인제 후보가 盧후보를 공격하는 데도 지지도가 별로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도 들었다.

崔후보는 특히 "盧후보는 이미 경상도 남쪽에서 (지지율이)40%가 넘고 경북에서도 30%대"라며 "이회창 후보가 과연 경상도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회창 후보측은 "유감스럽다"는 기류다. 이종구(李鍾九)특보는 "(李후보와) 키 높이를 맞추려는 시도"라며 "필패론만 얘기하면 우리 당 후보로 누가 남으며, 본선에서 누가 민주당 후보를 이긴단 말이냐"고 반박했다. 그는 또 "영남 사람이 지역정서로만 투표하는 게 아니며, 가장 중요한 것은 'DJ(金大中)정권은 안된다'는 것"이라며 "李후보는 영남에 대해 남다른 애정이 있고 본선 경쟁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병석(李秉錫)대변인은 "국민은 대한민국의 대통령감이 李후보뿐이라는 것을 안다"며 "세풍·총풍·야당 분열 공작·인신공격·흑색선전 등 지난 4년간 혹독한 탄압과 검증을 李후보 외에 누가 통과했느냐"고 물었다.

李후보 캠프에선 "崔후보가 대선 후보가 되지 않을 경우 선대위원장이라도 맡겠다고 했는데, 자신의 논리대로라면 반드시 질 후보의 승리를 주장하면서 뛰어야 하는 아이로니컬한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崔후보와 대조적으로 이부영(李富榮)후보는 이날 필패론을 거둬들였다.

이부영 후보측의 안영근(安泳根)대변인은 "당내 경선임에도 상대 후보를 지나치게 폄하하는 표현이어서 국민적 공감대를 얻지 못할 뿐 아니라 본선에서 민주당이 오히려 이 표현을 악용할 소지가 있다"며 "앞으로는 필패론이란 말은 쓰지 않고 '이부영 우세론'을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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